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 변화로 백혈병 환자 치료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백혈병 환자 골수에 나타난 줄기세포 미세환경 기질세포의 변화를 살펴 치료결과를 예측함으로써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오일환 가톨릭대학교 교수팀은 급성 백혈병 환자 골수를 연구해 백혈병세포가 정상 줄기세포를 지탱하는 지지세포의 유전자발현 프로그램과 지지기능을 변환하고 골수내 줄기세포 미세환경을 재구성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백혈병세포에 의해 재편된 줄기세포 미세환경은 정상줄기세포에 대해서는 억제효과를 내고 백혈병세포는 증식하도록 차별적으로 허용했다. 결국 인체 내에서 정상줄기세포는 소실되고 백혈병세포만 자라서 백혈병증세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급성 백혈병 환자마다 줄기세포 지지세포가 재편되는 정도가 다르며 이 차이를 통해 급성 백혈병 환자가 치료 후 장기간 완치상태를 유지할지 또는 재발위험이 높을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급성백혈병은 고령층 등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난치질환이다. 특히 초기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에는 더욱 사망률이 높아 재발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를 사전에 발견하기 위한 진단법 등의 연구가 활발하다. 무엇보다 백혈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백혈병 세포가 정상 줄기세포를 지지하는 미세환경을 어떻게 변환하는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지지세포 초기 변화양상을 급성 백혈병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고 효율적인 치료를 가능한 바이오 마커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일환 교수는 “정상 줄기세포 조절에 관여하는 골수의 미세 환경이 급성 백혈병 진행에 영향을 미치며 임상예후를 예측하는 마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의학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암 연구 분야 국제학술지 ‘캔서리서치(Cancer Research)’ 3월 19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