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일부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세부 논의 결과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 특정 지상파 VoD 가격이 1500원(HD 기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KT 올레tv 홈페이지
25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상파와 IPTV 3사, 케이블TV 콘텐츠 유통 업체는 개별 협상 자리에서 일부 지상파 VoD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IPTV 협상 담당자는 “최근 지상파 콘텐츠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최종 확정안은 아니지만 지상파 인상안을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며 “양 측이 지정한 VoD 종류는 가격을 인상하고 나머지는 종전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VoD 가격 인상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상파는 급증하는 제작 재원을 소화하기 위해 VoD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은 심리적 가격 저항이 커져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맞섰다. 양측은 지난달 두 차례 공동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자별 개별 협상으로 전환했다.
지상파는 개별 협상 자리에서 방송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부 콘텐츠라도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모든 VoD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기존 원안에서 한발 물러났다.
지상파 관계자는 “편당 1만원인 영화 관람비 대비 1000원에 불과한 방송 콘텐츠 가치는 저평가됐다”며 “외주 제작 등에 따라 치솟는 제작 재원을 감안하면 VoD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은 지상파 요구를 받아들이는 한편 고객 피해 최소화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에 따라 수요 이탈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 마케팅 비용 가운데 일정 비율을 지상파가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VoD 수익을 65 대 35로 배분한다.
IPTV 관계자는 “지상파가 VoD 마케팅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며 “이르면 다음 주 고객 유지·관리 방안에 관한 양측 합의 사항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상파 관계자도 “유료방송과 함께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VoD 가격이 인상되면서 다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 제값 받기’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J E&M 계열 PP를 제외한 종합편성채널 등 다른 PP가 공급한 VoD 가격은 화질에 따라 700~1000원 수준이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대규모 비용을 투자한 방송 콘텐츠 가격이 과자 한 봉지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며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격 현실화를 실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