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원시별 탄생의 산통(産痛)현장”

美과학자, 가장 어린 단계의 별 폭발모습 발견

지금까지 관측된 것 가운데 가장 어린 초기 원시별이 탄생과정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나사는 24일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대 과학자들이 별의 탄생 과정 가운데 가장 초기단계로 여겨지는 별의 폭발현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토머스 미기어스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스피처위성 등을 이용해 오리온좌에 있는 300개 이상의 원시별을 관찰한 끝에 원시별 ‘HOPS383’의 폭발 모습을 발견했다.

HOPS383는 오리온성좌와 여기서 확장되고 있는 별탄생지의 일부인 NGC1977성운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에서 1400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이 지역은 우리태양계 인근에서 가장 활발하게 별이 만들어지는 별들의 고향이다. 또한 여전히 이 구름은 탄생하기 전 상태인 많은 젊은 별물체들을 품고 있다.

이들은 나사의 스피처우주망원경 외에 지구궤도를 도는 위성, 지상기지국, 그리고 전세계 우주과학자팀의 데이터 협조를 얻어 새로 탄생한 원시별에서 급속한 폭발현상(Growth Spurt)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 분출현상이 HOP383으로 알려진 이 예외적으로 젊은 원시별에 갑작스런 가스와 먼지축적 현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후속연구를 위해 허셸오리온원시별관측대(HOPS)로 불리는 우주천문위성을 사용한 후속프로젝트 결과 이들 물질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연구할 수 있었다.

■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별들은 차가운 가스구름 조각들이 충돌하는 가운데서 형성된다. 우주먼지 구름이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함에 따라 그 중심지역은 밀도가 더 높아지고 뜨거워진다. 이 과정의 끝부분에 이르면 와해된 조각들은 뜨거운 원시별로 변신한다. 이 별의 질량과 거의 같은 진한 가스와 먼지로 된 먼지원반이 그 주변을 둘러싼다.

우주학자들은 이를 ‘0등급(Class 0)’ 원시별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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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리온 별탄생지에 있는 젊은 원시별 ‘HOPS383’의 모자이크이미지. 키트피크국립천문대(KPNO,왼쪽)와 나사의 스피처우주망원경 기록으로부터 각각 확보한 오리온별 탄생지역 안에 있는 젊은 원시별 HOPS383의 적외선 사진. 배경은 이 지역을 스피처위성망원경으로 촬영한 4색 적외선모자이크 와이드뷰 사진. 사진=샤프론 미 오하이오 톨레도대,나사,제트추진연구소

윌리엄 피셔 나사 고다드연구소 포스트닥프로그램 펠로는 “HOPS383은 우리가 0등급 물체에서 발견한 최초의 폭발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 기록된 것 가운데 가장 어린 별이다”라고 말했다.

0등급 단계인 원시별의 생명은 15만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별들에 비해) 짧다. 그리고 이는 우리태양계의 태양처럼 가장 초기 단계에 있는 별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 원시별은 아직까지 수소를 별 중심의 헬륨에 융합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우리 태양계 태양같은 단계에 있지는 않다.

그대신 이 원시별은 자신을 둘러싼 원반에 축적된 가스〃먼지와 자체 중력에 의한 수축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통해 스스로 빛을 낸다. 이 원반은 언젠가는 소행성, 혜성, 행성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같은 유아기 태양들은 가스와 먼지로 두껍게 싸여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나오는 빛은 새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빛은 이 원시별 주변의 먼지를 데운다. 이는 지구에 있는 망원경과 우주에 떠있는 적외선우주망원경에 열에너지 방출 형태로 포착된다.

■무명 여성천문학자가 찾아낸 원시별

HOPS383의 분출현상은 지난 해 톨레도대학을 졸업한 여성 천문학자 에밀리 새프런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메기어스와 피셔의 지도아래 그녀는 10년된 스피처위성의 오리온 관측사진과 지난 2010년 광계적외선관측선(WISE)위성 관측사진을 비교했다.

그녀는 SW를 이용해 여러번 데이터를 조사,분석해 봤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내지 못했고 직접 ‘재미있는 물체’의 사진을 눈으로 비교해 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HOPS383의 드라마같은 변화를 포착했다.

새프런은 “이 아름다운 폭발모습은 우리가 포착한 모든 사진샘플 속에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관측 카탈로그에는 3.6,4.5, 24미크론 대역의 파장으로 촬영한 스피처위성 데이터가 포함돼 있었다.

HOPS383는 먼지 속에 깊숙이 싸여 있었다. 이 때문에 폭발하기 전까지는 스피처위성의 가장 짧은 파장 사진촬영에도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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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하이오 톨레도대 연구팀은 스피처위성을 포함한 우주위성과 지상의 천문대 관측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기 원시별의 생성과정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사진=위키피디아

연구진은 새프런이 가세하기 전까지는 카탈로그 사진에서 가장 긴파장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3개의 파장사진 가운데 하나에서 밝기가 증가한 것을 찾아 냈다.

■전세계 우주천문학자 가세...35배 밝아진 별 포착

이는 연구진들에게 이 원시별에서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들은 추가로 스피처위성,허셰위성 관측데이터와 애리조나에 있는 키트피크국립적외선망원경,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패스파인더엑스페리먼트 천문대 학자들과 협력해 확보한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리고 결국 이 원시별의 폭발을 확인했다.

원시별의 폭발을 보여주는 첫 번째 힌트는 지난 2006년 촬영된 스피처위성 촬영 데이터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2008년 24나노미크론 파장의 사진에서 HOPS383별 밝기가 35배나 밝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다수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래 이 원시별의 폭발은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셔는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HOPS383의 폭발현상은 이 원시별이 주변 원반과 융합하면서 나온 가스량의 갑작스런 증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별을 둘러싼 원반이 너무 취약해 거대한 양의 물질이 중심부에 있는 원시별로 흘러들어간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이런 충격을 받은 지점의 원시별은 엄청나게 뜨거워지고 동시에 엄청나게 밝아진다.

연구팀은 HOPS383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 12~14km 사이의 성층권에서 보잉747에 실려 우주를 관측하는 적외선천문대 소피아(SOFIA)를 이용한 새로운 관측을 제안했다. 이 천문망원경은 지름 2.5미터인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에 실린 망원경이다.

미 오하이오주 톨레도대 팀의 발견은 지난 2월 10일자 우주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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