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단상]ICT 강국을 위한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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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폐허 위에 새롭게 도시를 일구고 재기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은 제3세계 국가들의 훌륭한 롤모델이 되었다.

1997년 IMF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 ICT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제3세계 국가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및 다자회의에서 ICT 분야 협조를 구한 사실 또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산업 전시회인 MWC에서 삼성은 갤럭시 S6를 최초로 공개하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세계 유수기업들이 보유한 기술 및 제품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제품이 한국 기업의 제품이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낄만하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세계의 유수한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이 중소·중견 기업에는 적지 않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ICT 최강국인 우리나라가 ICT 강국에 걸맞은 전시회를 만들어 아시아 시장, 더 나아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미 우리나라는 ICT 관련 국내 최대 전시회인 WIS(World IT Show)를 매년 5월에 개최하고 있다. 약 10만명이 참여하는 이 전시회는 수많은 중소·중견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관람객 및 외국 바이어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10월 부산 ITU 전권회의와 같은 기간에 개최해 시너지 효과를 내었고, 그 결과 약 1억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 실적을 올렸다.

경쟁력 있는 전시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걸까? 한국적 ICT 전시회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만이 갖고 있는 ‘산학연’의 민간부분을 특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생태계 조성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해외영업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제도적, 재정적 혜택을 제공한다면 다양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다. 이를테면 전시회에서 신기술, 신제품을 소개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좋은 예이다.

또한 WIS가 단순 전시회에서 세계적 추세인 콩그레스 형태를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주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련 학회·기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참여 유도가 필수적이다.

둘째, 대기업의 사회적 기능의 강화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대기업은 독자적으로 성장한 단순 사기업이 아니다. 현재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근대화 과정에서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원 덕분이다.

따라서 해외 주요 전시회에 자사의 신기술과 신제품을 소개하는 한편, WIS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적절한 쇼케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주관기관의 역할이다. GSMA는 MWC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고, 이를 위해 MWC 상해를 개별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서 우리는 한국적인 전시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활용하고, 공급중심에서 수요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B2B 전시회로 바꾸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전시회로 성장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시아 최고의 전시회로 WIS가 발전하기 위해선 ‘가장 한국적인’ 성격으로 도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은 ICT 강국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WIS 사무국장 trust@ka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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