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최종목표는 인공지능회사"

구글신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5가지

“구글의 장기적 목표는 인공지능(AI)회사가 되는 것이며 빅브라더는 미국가정보국(NSA)이다. 구글은 난공불락의 독점적 회사도 아니다. 구글글래스는 시험적으로 만든 것이며 결국 웨어러블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구글은 알려진 것만큼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다양성을 선도하고 있지도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구글에 대한 5가지 신화(오해와 진실)`란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신문은 ‘구글은 언제까지나 인터넷검색회사가 될 수 없다. 정보를 많이 알고는 있지만 빅브라더는 아니다. 스스로 밝힌 대로 개인정보를 이용해 광고를 하고 있다. 구글의 아성처럼 여겨지는 검색시장은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 변화 등에 따라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에 흔들리고 있다. 구글글래스는 웨어러블 컴퓨팅 모색 및 다른 사람에게 적용할 교훈을 얻기 위한 시험판이다. 구글은 흑인과 여성에 대해 개방적이지 않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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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라이언스에 따르면 구글은 로봇자동차, 전세계 무선인터넷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진정한 목표는 이와 거리가 있다. 사진=구글

구글은 전세계 인터넷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그리고 잘 알려진 인터넷 회사로서 올해 예상 매출 규모만도 650억달러(72조5천억원)에 이르는 거대회사다. 구글은 매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많은 신화를 가진 회사다. (최근 미연방거래위(FTC) 유출 보고서를 통해 구글이 경쟁사를 협박하면서 반독점적인 행태를 일삼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구글에 대한 일반인이 갖는 신화속에는 많은 오해가 숨어있다. 대니얼 라이언스의 기고문을 요약 소개한다.

■구글은 검색회사다?

검색은 구글의 주력 제품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구글`은 사전에서도 승인된 단어가 돼 있을 정도다. 사실 이 회사는 자사의 모든 매출을 검색관련 광고를 팔아서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로봇카를 만들거나 전세계 무선인터넷 보급용 풍선을 날리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더 이상 검색회사가 아니다.

구글의 장기적 계획은 인공지능(AI)회사가 되는 것이다.

구글은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관련 검색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현자로 불리는 레이 커즈와일을 고용했다. 그는 2045년이면 인간과 컴퓨터가 합쳐지게 되는 이른 바 싱귤래리티(특이점)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한 천재다.

구글이 최근 영국의 가장 앞선 AI회사중 하나인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8개 로봇회사를 인수한 것도 이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 아무도 구글이 로봇과 인공지능SW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른다. 하지만 구글의 야망이 단순한 로봇자동차 이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작업은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X에서 진행되고 있다. 5만3천600명의 구글 직원 가운데 단지 수백명만이 여기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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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장기적인 기업 목표는 인공지능회사가 되는 것이다. 래리 페이지의 아버지는 AI분야의 선구적인 과학자였다. 사진은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는 시점(싱귤래리티)을 가상한 소재의 영화 트랜센던스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라더스

구글은 AI연구에만 머물고 있는 게 아니다.(페이스북도 AI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처럼 진정한 AI를 현실화하기 위해 최고 과학자와 돈을 쏟아붓는 회사는 거의 없다.

게다가 래리 페이지는 유명한 AI선구자인 칼 페이지의 아들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적으로 벌레의 뇌를 리버스엔지니어링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

기술분야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스티브 저베스턴은 “래리 페이지와 구글의 미래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는 구글이 인공지능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구글글래스는 실패다?

얼마 전 많은 언론들은 주요 뉴스를 통해 구글글래스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구글이 1500달러 짜리 구글글래스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발표 이후 나왔다. 구글글래스가 일반 소비자용 제품으로 너무 거추장 스럽고 비싸며 유용하지 않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글래스의 성패를 단지 상업적 성공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나는 지난 2013년 여름 구글이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구글의 미래 제품을 보여주는 자리에 참석했었다.

많은 유력인사들은 구글캠퍼스에서 이 개발품을 보려고 몰려들었고 자랑스럽게 구글글래스를 착용해 보았다. 그들은 바보처럼 보였다. 하지만 구글임원들 가운데 그 어느 누구도 구글글래스를 쓴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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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글래스는 아직 실패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대니얼 라이언스의 주장이다. 사진=구글

이는 구글이 글래스를 웨어러블 컴퓨팅을 모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적용할 교훈을 얻으려 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웨어러블 단말기는 최근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에서 대인기였다. 이는 결국 가상현실(VR)기기에서 피트니스밴드,그리고 애플워치같은 스마트시계를 아우르는 제품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만들 것이다.

구글글래스가 아직 시장상황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이는 엄청난 반향과 함께 구글을 이 시장의 선구자로 만들어주고 있다.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다양화를 선도하는 회사다?

만일 구글이 실리콘밸리 회사들 가운데에서 다양성을 이끄는 위치에 서고 싶다면 더많은 여성과 소수민족을 회사의 요직에 앉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해 5월 드러난 구글 인력구성은 이에 대해 말해 준다.

구글의 이사회의 이사진 11명은 3명의 여성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없다. 구글의 운영팀에는 5명의 임원이 있는데 모두 남성이며 이중 한 명은 흑인이다. 구글의 시니어 리더십 팀에는 15명의 멤버가 있다. 이 가운데 3명만이 여성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없다.

구글은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이른바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선입견’에 대해 가르쳐주는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이래 IT에 관심있는 소녀와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백만달러를 기부했다.

구글은 더많은 아프리카출신 미국인과 라틴계가 IT업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코드2040이란 조직에 77만5천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플오퍼레이션의 라스즐로 보크 대표는 2%의 흑인인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는 구글이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좀 떨어져 있다고 보는 첫 번째 그룹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문제의 범위에 대해 완전히 투명해지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또한 가장 강력한 임원 중 한명인 에릭 슈미트 회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성적인 차별주의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구글은 검색에서 난공불락의 독점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9년 검색시장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엔진 빙을 소개했을 때 이 제품을 칭찬했던 사람들조차도 MS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알렉스 호브 검색엔진마케팅회사 대표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 이 엔진이 구글과 경쟁했다면 매우 경쟁력이 있었을 것이다. 2009년이 되면서 이미 동급 레벨의 경쟁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옳았다. 6년이 지난 후 빙은 12%의 검색시장 점유율을 가지게 됐다. 구글은 2009년보다 훨씬 더 큰 7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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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검색시장에서 난공불락이라는 믿음역시 사실과는 다르다.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으로부터 시장을 자믹당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사용습관 변화또한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도 조금씩 시장을 갉아먹고 있었다. 야후는 최근 두자리 숫자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고 이제는 10.6%에 이른다. 하지만 전통적인 검색엔지시장에서 게임은 끝났다. 구글이 이겼다.

하지만 구글검색 사업에 진정한 위협을 주는 존재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야후가 아니다. 위협은 아마존과 페이스북으로부터 오고 있다. 또다른 위협은 온라인쇼핑객의 변화하는 습관으로부터 오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검색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사람들은 이들 회사의 사이트에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고 있다.

달리 말하면 구글의 검색시장 위협은 기존 경쟁자들이 구글 검색엔진시장을 접수하면서 나타난 게 아니다. 오히려 기존 검색엔진의 검색결과가 다른 사이트와 연관성을 덜 가지면서 발생한다.

지난 10월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은 “우리 검색사업의 최대 경쟁자는 아마존”이라고 인정하면서 “이들은 분명히 전자거래부문의 검색상황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그들의 뿌리를 보면 이들은 구글처럼 사용자들의 질문과 검색결과에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아마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이 폭로한 2012년 미연방거래위(FTC)의 내부보고서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아마존의 콘텐츠를 불법복사해 자사의 사이트검색 효과를 높이는 등 경쟁사에 대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를 부렸다.)

■구글은 빅브라더다?

만일 누군가가 구글의 검색,G메일,맵,유튜브,드라이브,구글플러스,안드로이드,월렛,피카사같은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구글은 사용자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사용자의 위치, 검색이력, 본 동영상, 나이, 성별,관심사 등이 그것이다.

이는 구글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와 비교하게 만들었다.

구글의 경쟁자들은 구글의 정보 염탐 능력을 과장하길 좋아한다. MS는 사람들이 자사의 사용자들을 채가는 거대하고,사악한 구글에 대해 겁먹고 멀어지도록 하기위해 ‘탐욕스런 구글’ 광고에 수백만달러를 들였다.

온라인빅브라더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구글이 아니라 미국가보안국(NS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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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개인정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진정한 빅브라더는 미국가정보국(NSA)다. 사진=위키피디아

NSA는 모든 주요 IT기업을 들여다 보면서 개인정보를 빨아들이고 자신들이 훔친 정보가 무엇인지, 이유가 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구글은 다른 온라인서비스회사들처럼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자사의 서버에 8억명의 신용카드번호를 저장하고 있으며 해커가 유출한 유명의 셀카 누드사진을 포함한 수십억건의 개인사진을 아이폰이나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수집했을 것이다.

요점은 구글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왜 수집하느냐다.

구글은 개인정보 수집 목적을 "사용자가 관심가질 만한 더많은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더많은 광고비를 받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반박할 증거는 없다.

구글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NSA의 활동 관련 뉴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또 자사 서비스 사용자들을 염탐하는 NSA를 막기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NSA의 스파이 활동에 대해 쇼크받았다”고 말하면서 “구글에서 일하는 1천명의 보안기술자들이 자사서버의 데이터에 암호를 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슈미트는 "우리는 아무도 NSA가 결코 우리의 방어체계를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