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박승오 KAIST 항공우주전공 교수 "항공우주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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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공감하듯 우리나라는 해외 경제 의존도가 높다. 세계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필수인 이유다.

최근 세계 경제는 과거보다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떻게 잘 대처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울 것이냐는 문제는 각 분야별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이들의 수출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필자에게 ‘고부가가치 산업’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항공우주’다. 항공기는 단위 무게당 가격이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구입하려는 전투기 대당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공감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공기든 인공위성이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적용된 모든 기술, 부품, 체계가 지상에서 검증돼야 한다. 안정성과 적절성이 반드시 보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기술, 부품, 체계개발을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운행 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시험 설비나 장치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비용이 바로 부가가치로 환산되는 것이다.

당연히 후발국과 선진국 간 장벽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항공우주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그 경쟁력이 곧바로 국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항공우주산업 선진국들이 모두 강대국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것이 여러 국가가 항공우주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꽤 오래 전부터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해 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애를 쓴 결과 KT, T-50 등 훈련기를 수출했다. 위성도 여러 개 운영 중이다. 소형 위성은 수출도 했다. 2년 전엔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단한 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 또한 아직 먼듯하다.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 시장 경쟁력을 갖추었느냐 하는 관점에서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매우 높다. 매출 규모가 세계 15위권이라고 하지만 연간 총 매출은 3조원 내외다. 시장 점유율은 0.6%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방력 확보를 위해 항공우주산업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항공우주 선진국 발전 사례를 볼 때, 항공우주 관련 연구 개발과 이를 통한 산업의 성장은 국가 지원 없이는 매우 어렵다. 산업 특수성 때문에 항공우주산업 경쟁력은 많은 인력과 시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미국, EU, 중국, 일본 등의 지원 현황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면 열악한 상황이 금방 드러난다. 하지만 부족하더라도 항공우주 관련 연구 개발에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글로벌 마켓을 확보해 가는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 길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항공이나 우주, 기체 제작이나 운용, 활용 등과 관련한 모든 분야마다 제각기 다른 특성이 있다. 기회요인도 다르고 진입장벽도 높다.

군용 항공기, 민수 항공기,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각종 무인기, 항공기 운항 및 정비, 인공위성 제작과 발사, 위성 운용과 활용, 이를 위한 지상 장비, 저가의 위성 발사체 등에 대해 최상의 정책을 찾아 구현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는 단기투자 산업이 아니다. 10년 또는 15년 후의 미래를 봐야 하는 장기 사업이다. 그 어려움이 짐작 간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정책과 사업의 장기 특성이다. 당연히 정책 일관성도 유지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단기성과가 주로 추구되고 있는 관행이 분야에 따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반성적 인식도 필요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설비와 재정, 부족한 인력 등으로 인한 난관을 극복하면서 항공우주 산업을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최고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문제점을 사심 없이, 객관적으로 파악해야한다. 그 문제점은 상호 간 갈등이나 비난 없이 제시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부족한 설비, 인력, 재정을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걸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범부처 항공우주사업 추진체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모든 관련 부처가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미션을 바탕에 두고 함께 고뇌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고 부처별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산업과 연구 현장을 융합하고 포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항공우주산업이 진정한 창조경제의 길을 가길 희망한다.

박승오 KAIST 항공우주전공 교수 sopark@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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