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무선 통합 완료···SK브로드밴드 지분 100% 확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지분 100%를 확보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무선과 유선으로 이원화된 경영시스템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T와 LG유플러스가 유무선 계열사를 통합한 이후 SK텔레콤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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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사 간 합병이 아닌 100% 자회사 편입은 다소 의외의 카드다. 무선분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다소 조심스럽게 통합과정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당장의 합병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100% 자회사 편입이 합병의 사전 정지 단계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유무선 통합 공세 신호탄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지분 100% 확보는 유무선 통합 시너지 창출을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성장 산업으로 급부상한 IPTV 등 미디어 분야 공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008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인수 이유로 유선 사업 확대와 유무선 통합 시너지를 내걸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인수 이후 무선 일변도 사업을 유선으로 확대했다. 유무선 통합 사업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갈수록 고도화되는 유무선 통합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이원화된 구조로는 제대로 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법인이 분리돼 지연될 수밖에 없는 의사결정 단계와 시간을 자회사 편입 이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한 유무선 경쟁력 제고는 물론이고 신규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종전 SK브로드밴드가 담당한 IPTV와 T커머스 등 미디어 관련 사업의 확대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한 몸처럼’

SK브로드밴드 지분 100% 확보로 SK텔레콤은 이전보다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을 구체화하기 위해 기존 인적 자원뿐만 아니라 인프라 등 자산 등을 유연하게 재배치하는 게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자원 투입을 늘리는 것도 이전보다 수월하다.

SK브로드밴드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걸로 이해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유무선 통합과 미디어·스마트홈 등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운용 계획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상장사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유연성에서 차이가 상당할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 지분 100%를 확보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무선 통합과 IPTV 등 미디어 사업 확대뿐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합병도 하나?

SK텔레콤은 지분 100% 자회사 체제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K텔레콤은 유무선 인터넷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SK플래닛을 비롯, 고객센터 담당의 서비스에이스, 기지국 유지보수 전문 네트웍오앤에스 등 10여개 100%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도 기존 지분 100% 자회사와 마찬가지로 기능을 세분화·분화시키는 방향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양사간 합병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이 아닌 100% 지분 인수가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 전이와 결합상품 지원 등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질문에,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100% 지분 인수는) 합병의 유리함을 취하지 못한 것”이라며 합병도 고려했음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합병은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자회사 편입 이후 사업을 키우고 판단할 것”이라며 합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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