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폰 유저 중 95.4%가 애플페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이라도 애플페이 결제를 시도해 본 유저도 9.1%에 그쳤다. 국내 전문가들은 애플페이 소비자 만족도가 생각보다 낮은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핀테크 산업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인포스카우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6 보유자 가운데 애플페이로 결제를 해본 사용자는 4.6%, 결제 시도를 한 사용자는 9.1%에 그쳤다.
한 번도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은 유저(95.4%) 중 31%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어딘지 모른다’고 답했고, 지갑에서 카드 꺼내 쓰는 게 더 간편해서(25%), 아이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19%) 순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홍보와 달리 정작 미국에서도 결제 인프라 부족으로 사용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페이 결제를 한번이라도 시도해봤냐는 질문에는 90.9%가 ‘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왜 시도해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32%가 ‘작동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30%)’ ‘보안 우려 때문에(1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 결과는 미국에서도 아직 모바일 결제 확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각종 보안이슈와 인프라 취약, 기존 신용카드 사용자 경험이 얽히면서 애플 홍보 전략과는 달리 애플페이 사용이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내 NFC 기반 결제 단말기 보급률이 단 3% 수준(22만대)에 그쳐, 실제 사용처가 없다는 장벽도 크다.
미국에서 애플페이가 밀고 있는 NFC 인프라가 확산되는 데에는 최소 4~5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유럽이 NFC를 지원하는 EMV POS를 전역에 보급하는데 약 7년이 소요됐다. 현재 유럽은 NFC지원 결제 단말기 보급률은 93% 수준이다.
미국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구글 월렛과 소프트카드, 애플페이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가장 큰 불만이 ‘사용할 곳이 없어서’로 나타났다.
국내 한 모바일결제 전문가는 “애플페이의 알려진 기능은 우수하다는 평가지만, 가장 중요한 인프라 확충과 사용처 확보가 향후 삼성페이와 비교 대상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경쟁력에서는 자기장방식(MST)와 NFC 기능 모두를 지원하는 삼성페이가 확장 속도에서는 유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