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시계 제조사 태그호이어가 인텔·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워치 생산에 나선다. 떠오르는 스마트워치 시장을 놓고 IT기업과 전통 시계 제조사간 경쟁과 합종연횡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애플이 출시할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 이디션’과 경쟁하게 됐다.
태그호이어는 지난 19일 열린 바젤 시계보석박람회(바젤월드 2015)에서 인텔 기술과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스위스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스마트워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날 행사에는 태그호이어 CEO이자 LVMH 그룹 시계부문 사장 장 클로드 비버,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엔지니어링 디렉터 데이비드 싱글턴, 인텔 뉴디바이스 그룹 총괄 매니저 겸 부사장 마이클 벨이 참석했다.
3사는 일상 생활과 끊김없이 연결된 기술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태그호이어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살린 첨단 스마트워치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와 스위스 시계 산업 중심인 라쇼드퐁의 혁신, 창의성, 디자인의 정점에 이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그호이어는 시계의 기계식 메커니즘 부분을 담당한다. 인텔은 프로세서, 구글은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공급한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스마트워치 개발에 뛰어들면서 전통 시계 제조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역 확장이 거세다. 최근 유명 시계 제조사들은 앞 다퉈 스마트워치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오는 5월 전자결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장착한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걸음 수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전송하는 기능을 갖춘 ‘스와치 터치’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몽블랑은 기존 시계의 스트랩을 교체하면 스마트워치로 사용할 수 있는 ‘이-스트랩(e-strap)’을 공개했다. ‘몽블랑 타임워커 어반 스피드 콜렉션 오토매틱’ 시계에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문자, 전화, SNS 등을 수신하고 건강관리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전통 시계 제조사들은 애플 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가 기존 시계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본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디자인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능을 탑재해 애플에 대항해야 하는 위기감이 크다.
장 클로드 비버 태그호이어 CEO는 “스위스 시계 제조사와 실리콘밸리의 협력으로 기술적 혁신과 오랜 세월 쌓아온 스위스 시계의 신뢰성이 만났다”며 “이번 협력은 상생의 파트너십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며 3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게 됐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기 시몬 태그호이어 총괄 매니저는 “스위스 시계의 명성이 창의적 기술력과 세계적 역량을 갖춘 인텔·구글과 만나면 시계 업계는 기술적 혁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태그호이어가 이끌어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마이클 벨 인텔 부사장은 “인텔은 이번 협력으로 웨어러블 기술에 새로운 혁신의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라 자신한다”며 “태그호이어·구글과의 협력으로 웨어러블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