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org’ 뒤에 페이스북 `모바일사업` 야심 숨어있다?

페이스북의 비영리 인터넷 보급 프로젝트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가 회사의 모바일 광고 사업 확장을 위한 활동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터넷.오알지’는 드론·위성 등을 통해 인터넷에 공짜로 접속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전 세계 인구 3분의 2에게 인터넷 접속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적으로 페이스북과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이 만들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주도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첫 프로젝트로 페이스북은 같은 이름의 무료 인터넷 접속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현재 이 앱은 콜롬비아, 가나, 탄자니아 등 6개 국가에서 총 70만명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이처럼 페이스북이 인터넷.오알지 프로젝트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가 회사의 모바일 광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타임지가 보도했다.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된 선진국은 웹 기반에서 광고 사업이 중점 전개됐지만 이제 갓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신흥국은 모바일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저렴한 휴대폰이나 보조금 지급 계획 등에 힘입어 인터넷 보급이 곧 모바일 보편화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자사 모바일 광고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전 세계 인터넷 보급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실제 최근 페이스북은 기업이 자사 모바일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하는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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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가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인도에서 선보인 페이스북을 통한 모바일 광고. 모바일 연결 속도에 따라 같은 제품을 이미지(왼쪽) 형태의 광고나 동영상(오른쪽) 형태의 광고로 보여준다. <자료: 페이스북>

서방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신흥국을 대상으로 맞춤 광고를 선보이는 게 골자다.

페이스북 에이전시 및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 숍’의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마크 다아시는 “이 프로그램은 브랜드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것뿐 아니라 스마트폰 보급률이나 주파수 대역 폭 등 현지의 기술적 상황과 접목해 전략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처한 모바일 연결 속도에 따라 그에 적합한 광고를 전개하는 데 있다. 같은 국가에서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3세대(3G) 무선통신에 연결된 페이스북 이용자는 사진 이미지로 된 광고를 보게 하고, 2G 통신에 연결된 사용자면 문구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다. 기존 광고업계가 사용해 오던 ‘속도스니핑(speed-sniffing)’ 기법과 유사하지만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앱에 적용되긴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네슬레와 듀렉스, 코카콜라 등 3개 업체가 각각 인도와 인도네시아, 케냐에 페이스북을 통한 모바일 광고를 시작했다.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네슬레는 페이스북 앱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저속 모바일 이용자에겐 사진 광고를 고속 모바일 이용자에겐 동영상 광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협업 중인 듀렉스도 마찬가지다. 유저의 모바일 대역폭 속도에 따라 이미지를 보다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도록 광고 이미지를 압축해 만드는 식이다. 이들은 사용자의 성별에 따라 광고 문구를 차별화하고 있기도 하다.

모바일 광고는 페이스북에겐 빼놓을 수 없는 차세대 먹거리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지난 4분기 광고 매출 36억달러 중 모바일 광고는 거의 70%를 차지한다. 지난 1월 회사측은 5억명 이상의 이용자가 모바일 기기에서만 페이스북에 접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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