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다.”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좀 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내수 회복세가 느리며 투자심리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최근 경제동향’ 자료에서 “소비·투자심리 개선, 자산시장 회복세 등 긍정적 조짐이 있지만 주요 지표가 월별로 큰 변동성을 보이는 등 아직 내수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고용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설 이동 등 일시적 요인으로 주요 지표가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1, 2월 자료에서는 “긍정적 내수 회복 조짐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조짐이 있다”며 비교적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경기 회복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1월 소매판매는 담배 판매 감소와 지난해 1월에 있던 설 명절 2월 이동에 따른 음식료품 등 판매 둔화로 전년 동월보다 3.1% 감소했다. 기재부는 2월 소매판매는 이연된 설 관련 수요 등으로 1월의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7.1%와 30.5% 늘어 5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하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3.8% 감소했고, 휴대폰 번호이동판매도 58만대로 1월(75만7000대)보다 줄었다.
2월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해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12월 자동차 밀어내기 생산 등으로 크게 증가했던 영향을 받아 1월에는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단가 하락 등으로 1년 전보다 3.4% 줄었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월 지표가 나빠 경기가 안 좋다는 우려가 많지만 일시적 요인 등이 있어서 1월과 2월을 같이 봐야 한다”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1월 지표만 갖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가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시행 관련 기대감 등으로 개선 추세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대내외 경제동향과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외적 충격에 선제적 시장안정 노력과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