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형 SUV 차급 `2년 공백`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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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차급에 약 2년간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베라크루즈’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고 후속 차종을 개발 중이지만 출시 시점이 2018년께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베라크루즈는 이 차급 유일 모델이었다. 유로6 대응에 따른 가격 상승, 차급 수요 감소가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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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8일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8년까지 3000㏄급 대형 SUV 차종을 새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차를 베라크루즈 후속 모델로 삼고 있지만 차명을 이어받을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베라크루즈 생산·판매가 올해 9월부터 중단되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이상 차급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베라크루즈는 지난 2006년 국내에 선보인 현대차 유일의 대형 SUV다.

현대차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베라크루즈 이후 대형 SUV 차급은 당분간 생산이 중단된다”며 “차명을 이어받을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2018년께 대형 SUV 후속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 수요를 당분간 맥스크루즈로 대체할 방침이다. 맥스크루즈는 중형 SUV 싼타페에서 뒷부분을 늘인 ‘싼타페 롱바디’ 모델이다. 차체 크기는 베라크루즈와 비슷하지만 기본 배기량은 3000㏄ 아래다. 차급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는 셈이다.

이는 유로6 대응에 따른 가격 상승, 대형 SUV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유로6는 강화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로 입자상물질(PM)은 기존보다 50%, 질소산화물(NOx)은 80%가량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9월부터는 3.5톤 미만 트럭과 승용차에도 적용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는 판매·수입이 금지된다.

베라크루즈를 당장 이 기준에 맞추려면 촉매환원저감장치(SCR), 디젤미립자필터(DPF) 등을 장착해야 한다. 이 경우 수백만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상품성이 떨어진다.

반면에 최근 수년간 대형 SUV 수요는 크게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베라크루즈가 출시됐던 2006년 전체 SUV 판매 중 대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43.96%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 비중은 11.93%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0㏄ 미만 소형 SUV 인기가 상승하며 수요를 빼앗긴 탓이 크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