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손바닥 위에 올라간 이유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 세계 PC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0% 줄어든 1억 800만대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 이런 PC 시장이 2014년 다소 회복세를 보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노트북과 일체형PC 덕이다. 일체형PC 같은 제품이 인기를 끈 이유는 전통적인 데스크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반면 특화된 제품을 찾는 분위기를 반증하는 것. 그 뿐 아니라 전통적인 데스크톱보다 선 정리나 공간 활용도 면에서 모두 유리하다는 것도 한 몫 한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불과한 미니PC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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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박스(NUCBOX)는 크기가 115×110×47mm, 그냥 쉽게 말하면 손바닥에 본체를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은 미니PC다. 무게도 400g 정도다. 작고 가볍다. 물론 여기에는 전원공급장치를 내부에서 뺀 대신 전원 어댑터(19V 3.42A)로 따로 빼놓은 것도 한 몫 한다. 어쨌든 기존 데스크톱PC와 견준다면 일단 공간 활용도에선 속된 말로 게임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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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본체 앞뒤에는 USB 3.0 단자 4개를 갖췄고 기가비트 이더넷 유선랜 단자와 외부 모니터 연결 단자도 1.4a 규격을 지원하는 미니HDMI,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1.2 2개를 곁들여 듀얼 모니터 구성이 가능하다. 뒷면 아래쪽을 보면 무선랜 활용을 위한 듀얼 안테나 연결 단자도 위치하고 있다. 다만 무선랜은 기본 지원은 아니다. 따로 구입해서 추가해야 한다. 어쨌든 이 제품은 다양한 외부 단자와 유무선랜까지 외부 연결성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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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이 장점으로 삼는 건 공간 활용도 외에도 경제성을 들 수 있다. 저전력이다. 내부에 들어간 사양을 보면 인텔 4세대 코어i5-4250U 1.3GHz에 그래픽 코어는 HD그래픽스5000, 메모리 4GB에 SSD 256GB, 인텔 D54250WYB 보드 등이다. 코어i5-4250U의 TDP는 15W다. 일반 데스크톱PC용보다 전기를 덜 먹는다. 제조사 측 설명에 따르면 100대 기준으로 일반 데스크톱PC 250W의 연간 전기료가 676만 5,480원이 나오는 반면 누크박스는 40만 5,929원이면 충분하다. 전력 절감 효과가 90∼95%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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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사용 환경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본체 상단을 보면 알 수 있듯 누크박스는 팬리스(Fanless) 제품이다. 팬이 없는 무소음 모델인 것. 이 제품의 국내 총판인 투이알테크 김무연 대표 설명을 빌리면 40dB 정도로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써봐도 소음은 안 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팬을 없앤 만큼 발열 처리가 잘 됐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일반 작업에선 상단 방열판 부위가 조금 따스한 정도다. 물론 부하를 오랫동안 걸게 되면 제법 뜨거워지지만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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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PC마크8 프로페셔널 기준 점수는 2,745점이다. 정확하게 사양이 같지는 않지만 참고로 요즘 나온 5세대 코어i5 노트북의 경우 2,300∼2,600점대다. 3D마크의 경우 아이스스톰 기준 3만 1,301점이다. 이 경우엔 5세대가 4만점대가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능 자체는 일반적인 작업엔 전혀 문제가 없다. 고사양 3D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작업은 쾌적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베어본 형태로 판매한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같은 저장장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옵션인 무선랜 카드, 운영체제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 메모리의 경우 SO-DIMM, 그러니까 노트북용을 끼우게 되며 16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저장장치는 mSATA 방식을 이용하며 2.5인치 베이를 갖추고 있다. 매력적인 공간 활용도와 정숙성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저전력을 통한 경제성을 얹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작지만 미니디스플레이 포트와 미니HDMI 포트를 통한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 7.1채널 HD 오디오, 기가비트 이더넷과 무선랜, USB 3.0 등 외부 확장성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물론 가장 큰 장점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공간 활용도를 꼽겠다. 제조사 표현을 빌리자면 “라면 한 개 정도 부피”다. 가정은 물론 사무실 책상 어디에 놔도 뛰어난 공간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CES2015 기간 중 인텔이 발표한 컴퓨트스틱(Computie Stick) 같은 제품은 아예 TV나 모니터의 HDMI 단자에 끼워서 쓸 수 있는 USB 타입 제품이다. 길이도 10cm, 무게 42g이지만 내부에는 쿼드코어 아톰 베이트레일과 램 2GB, 저장공간 32GB, 운영체제 윈도 8.1 등을 탑재하고 있다. 이렇듯 PC 역시 계속 작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노트북은 휴대성, PC는 성능에 초점을 맞췄지만 성능 자체가 상향평준화된 이젠 PC도 빠르게 소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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