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 김태우 기자] SK텔레콤이 노키아와 함께 현 3밴드 LTE-A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인 300Mbps보다 2배 빠른 600Mbps의 속도를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2월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사용한 기술은 지금보다 2배 많은 안테나를 쓴 ‘4X4 MIMO’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는 LTE의 속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복수의 주파수를 묶는 기술인 CA(Carrier Aggregation)를 사용해 왔다. 최근에 3개의 주파수를 묶어 최대 다운로드 300Mbps의 서비스를 상용화한 바 있다.
하지만 속도를 올리는 방법에는 여러 개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만 있지는 않다. 복수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MIMO라는 기술도 있다. 하나의 안테나가 아닌 복수의 안테나를 사용해 여러 개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CA는 주파수를 묶어 각각의 주파수에 데이터를 동시에 보내지만, MIMO는 하나의 주파수에서 여러 개의 데이터를 동시에 보낸다.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기술이다.
MIMO는 주파수의 채널을 이용한다. 주파수가 고속도로라고 하면, 그 안에 여러 차선을 채널로 비유할 수 있다. 안테나 하나가 채널을 담당해 데이터를 보내게 된다. 쉽게 예를 들면, 1개의 채널에서 10Mbps 속도가 나온다면, MIMO를 사용해 4개의 채널을 쓰면 이론상으론 4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메리트는 주파수 대역을 늘리지 않아도 속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테나를 2개, 3개로 늘리면 된다.
현재 LTE는 송·수신에 각각 2개의 안테나를 활용하고 있다. 10MHz에서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75Mbps가 나온다. 여기에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하게 되면,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배인 150Mbps가 된다. 사실 작년 하반기에 4개 안테나를 활용하는 기술이 시연된 바 있다. 하지만 신호량은 2개와 동일한 수준이기에 속도 향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600Mbps 구현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단일 광대역 LTE 주파수에서 4X4 MIMO 기술을 적용한다. 단일 광대역은 150Mbps의 속도가 나오며, 4X4 MIMO 적용으로 속도는 2배 빠른 300Mbps가 구현된다. 이렇게 구현된 광대역 LTE 2개를 CA방식으로 묶어 최종 600Mbps를 만든 것. SK텔레콤과 노키아는 3월에 개최되는 ‘MWC 2015’에서 이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4X4 MIMO로 속도는 빨라졌지만,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안테나를 늘려 속도 향상의 이득은 얻었지만, 채널에 따른 각 데이터를 분리하는 계산이 복잡해지고, 안테나 등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부품이 늘어난다. 그만큼 전력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에선 큰 제약이 나일 수 없다.
아직 4개의 안테나를 가진 단말기는 개발되지 않았다. 이번 시연도 글로벌 통신 측정기기 전문업체 ‘에어로플렉스(Aeroflex)’의 단말 시뮬레이터를 활용했다. 상용화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SK텔레콤과 노키아 또한 이번 시연이 차세대 네트워크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선행기술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노키아의 테로 콜라(Tero Kola) LTE 제품관리총괄은 “데이터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2배로 높일 수 있는 4x4 MIMO 기술을 시연하게 되어 기쁘다”며 “SK 텔레콤과 함께 LTE-A 서비스 기술을 지속해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기자 tk@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