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받거나 개인이 연말정산 결과를 확인하는 홈택스가 개편을 거치면서 엉망진창이 됐다. 국민 편의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새롭게 문을 연 차세대통합시스템 홈택스는 새롭게 회원 가입하려면 15개에 달하는 추가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분산 운영되던 세금 관련 8개 민원사이트를 한곳에 모으면서 무리수를 둔 탓이다.
차세대 홈택스가 선을 보이자 곧바로 문제가 드러났다. 여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는 도중에 PC를 수차례 껐다 켜기를 반복해야 하고 설치 도중에 PC가 먹통이 되거나 프로그램끼리 충돌이 발생한다. 게다가 새롭게 깔아야 할 프로그램도 대부분 액티브X 기반이다. 지난해 금융권에 액티브X와 보안 프로그램 의무 설치 폐지를 권했던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 액티브X 종합판을 내놓은 꼴이다. ‘차세대’를 앞세웠다가 오히려 편의를 망친 서비스가 됐다.
설 연휴가 지나고 차세대 홈택스에 접속하려던 이용자들의 원성이 들끓는다. 대부분 프로그램 설치하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게다가 개편전 홈택스에서는 아무런 이상없이 사용했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서비스 자체가 느려지고 로그인이 안 된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취약한 보안성도 질타 대상이다. 세금 관련 여러 민원 서비스를 단일 PC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묶어놓은 탓에 15개 프로그램 중에 하나라도 보안이 취약하면 모든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여러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것 빼고는 편의성도 찾아보기 어렵고 위험성도 높아졌다. 이쯤되면 재앙에 가깝다.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 입장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나올 수 없는 서비스다. 기계적으로 기능 구현에만 집중한 탓이다. 무리한 개편 일정도 한몫 거들었을 것이다. 유엔 3연속 1등을 차지한 전자정부서비스의 실체가 누더기였다는 비아냥마저 나올 판이다.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서비스는 당장 뜯어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책임 소재를 철저하게 따져 물어 엉망진창인 정부 서비스가 재현되는 과오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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