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시장이 4K 초고화질(UHD, 3840×2160)로 재편되면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범LG 진영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TV시장의 판도 변화와 초고화질 콘텐츠 보급 확산으로 4K가 일본 TV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4K로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LG가 유리한 환경을 맞았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일본 TV시장에서 50인치 이상 대형 TV의 비중은 지난해 14%를 기록, 2010년 6%, 2012년 10%에 이어 지속 성장했다. 40인치대(40~49인치)는 20%로 집계돼 전통적으로 작은 크기를 선호하던 일본 내 TV구매 형태가 대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SA는 “대형 TV시장에서 풀HD(1920×1080)가 4K로 대체되고 있다”며 “일본은 미국, 유럽과 달리 50인치 이하에서도 4K TV 선호가 높다”고 분석했다.
콘텐츠 시장도 4K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주문형비디오(VoD) 업체 넷플릭스가 올가을 일본 시장에 진출해 4K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고 위성방송 스카이퍼펙도 3월까지 2개의 4K 채널을 개국하는 등 시청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 LG전자는 TV 제조사와 방송사 간 4K 협의체 결성에도 적극적이다.
4K 중심의 시장판도 변화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TV세트 판매 증가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일본 내 패널 사업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TV시장에서 IPS LCD 패널의 주요 공급처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파나소닉이 올해 초 LG 패널을 사용한 65인치 OLED TV를 선보이는 등 주변 여건도 호의적이다.
LG그룹 임원 인사에서도 일본 근무 경력이 풍부한 경갑수 LG디스플레이 TV영업4담당(상무·사진)이 LG전자 일본법인장으로 이동하는 등 LG는 일본과 TV시장 전문 실무진을 앞세워 현지 공략에 적극적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연간 TV 판매 규모가 연 600만~700만대 수준에서 형성되는 가운데 풀HD대신 4K 위주로 제품군을 바꾸고 4K 콘텐츠를 앞세운 신시장 개척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 TV 시장은 2012년부터 700만대 선에서 정체돼왔지만 올해부터 내수시장 부활과 4K시장 확대로 신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