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강점은 인력입니다.”
딜립 순다람 주한인도상공회의소 부의장(마힌드라코리아 대표)은 인도 IT산업의 꽃으로 ‘인재’를 꼽았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1만명이 넘는 기술 인력을 모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며 “이들은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도 엔지니어들은 기술력을 갖춘데다 영어권 국가라 언어 장벽이 없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도 IT산업은 1990년대 후반 밀레니엄 버그(Y2K) 사건 이후 급성장했다. 키워드는 ‘아웃소싱’과 ‘인력’이다. 이전까지 인도는 미국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 현지 엔지니어를 영입하면서 IT 역량을 키웠다. 이후 이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남은 엔지니어들이 만든 게 현 인도 IT산업의 기반이다.
Y2K 사건 당시 인도의 타타컨설턴시서비스사가 ‘케이스팩’이라는 소프트웨어(SW)로 이를 해결하면서 인도 IT산업의 아웃소싱 시장은 급성장했다. IT 관련 전공이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우수 인재도 덩달아 영입됐다고 딜립 순다람 부의장은 설명했다. 그는 “인도 IT시장의 밑바탕인 인재들은 자신의 희망과 꿈 등 목표달성이 지연되는 것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 배경은 최근 인도 IT업계가 직면한 과제와도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다수 업체가 소프트웨어(SW)나 IT 서비스 기반이라 하드웨어 등 제조업과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단 점을 첫째로 꼽았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제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딜립 순다람 부의장은 “인도 엔지니어들의 인건비가 최근 급상승하는데다 이들과 연관한 정치적인 문제도 곳곳에서 불거져 그만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