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사용자에 의한" 네이버의 실험적 SNS `폴라` 미리 체험해보니…

‘#제주도’ ‘#연남동맛집’ ‘#그린팩토리’…. 스마트폰 화면을 여니 앞에 #표시를 붙인 태그 수십 개가 보인다. 태그는 이용자들이 직접 찍은 손바닥 4분의 1만한 이미지에 함께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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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태그가 붙은 이미지를 누르니 ‘#제주도맛집’ ‘#제주도관광’ 등 태그가 관련어로 나눠진다.

네이버가 준비 중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폴라’의 일부분이다. 사진과 동영상에 붙은 태그 수십개가 상황과 시간에 따라 바뀌며 메인페이지에 노출된다. 현재 인터넷 공간에서 관심을 받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텍스트와 이미지로 금방 알 수 있다.

폴라는 ‘포토’와 ‘포퓰러’를 합친 조어로 “인기 있는 사진을 여러 사람과 나눈다”라는 의미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처럼 팔로잉과 팔로우 기능도 있지만 전면에 노출되는 것은 우선 불특정 다수가 선택하는 키워드와 이미지다.

한준 네이버 책임마케터는 “기존 SNS가 지인을 중심에 놓고 관계를 넓혀가는 것이라면 폴라는 굳이 특정인과 관계를 맺지 않아도 대중이 올리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폴라는 관심사와 태그를 따라가는 SNS다. 실시간 검색어를 따라가듯이 페이지에 노출된 태그를 중심으로 공통 관심사를 확장해나간다.

친한 친구들이 프라모델 조립에 취미가 없더라도 ‘#건프라’ 태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쌓이는 사진과 동영상은 그 자체로 방대하고 전문적 콘텐츠로 확장된다. 같은 태그가 5번 반복되면 해당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동으로 앨범을 만든다. 일종의 아카이빙(전자기록) 기능이다.

폴라 인터페이스는 매우 직관적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사각형을 잘게 쪼개 메인페이지에서 보여주는데 한 시간에 100개 정도 태그를 선정해 이중 70여개를 무작위로 노출한다. 태그 선정은 실시간성과 반응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국민적 관심을 끄는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그것을 최우선으로 반영해 보여주는 식이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에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되는) ‘인스타그램’이 결합됐다고 생각하면 쉽다. 물론 기존 SNS처럼 지인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제공한다. 폴라를 어떻게 쓸지는 사용자 몫이다.

네이버는 이르면 4월 폴라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PC에서 볼 수 있지만 업로드는 모바일에서만 할 수 있다. 중심을 모바일에 두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서비스와 결합은 네이버 화면에서 폴라에 올라오는 태그를 일부 반영하는 것 정도로 고민 중이다. 폴라를 일단 네이버와 별개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미경 네이버 책임마케터는 “실시간으로 일상의 관심사를 모아 본다는 것이 폴라의 본질”이라며 “서비스사가 카테고리를 선점하고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분류를 만들어가는 SNS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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