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구본무 20년, 세계 속의 `일등 LG` 꿈은 멈추지 않는다

구본무 회장의 ‘LG 20년’은 해외매출 10배, 법인 수 3배 성장을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발판이었다. 1995년 구 회장 주도로 그룹 명칭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는 과정에서 내걸었던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CI 마련’의 명분은 현실이 됐다.

이 같은 LG의 오늘에는 ‘구 회장의 뚝심’이 첫째로 손꼽힌다. 구 회장은 지난 1997년 1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폭과 높이가 각 15m, 측면 폭 10m, 높이 15m 크기의 네온사인을 설치해 갓 두 돌 된 LG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타임스스퀘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명당에 설치해 노출 빈도도 높였다. LG의 이 옥외광고는 외환위기 중에도 계속되는 등 성능향상을 거쳐 오늘도 뉴욕의 밤을 밝히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2003년 구 회장이 내걸었던 ‘브랜드 관리방안’은 LG의 글로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2003년 7월 ‘LG’ 브랜드가 세계 일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저급한 이미지,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제품에 사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LG 이미지를 ‘디지털 LG’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2005년 지주회사 산하 ‘브랜드 관리팀’ 신설로 이어져 LG가 세계적인 첨단 이미지의 종합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때 내걸었던 전자·화학 분야에서의 ‘글로벌 톱3’ 목표도 디스플레이, 휴대폰, 이차전지 등에서 현실이 됐다.

구 회장은 앞으로의 LG의 모습으로 ‘인간을 위한 혁신을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LG’를 꿈꾼다.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태양전지, 발전용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빌딩 등 에너지 분야와 배터리, 모터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내건 이유다. 지난해 9월에는 “우리의 강점인 융·복합 IT 역량에 틀을 깨는 창의력을 더해 시장의 판을 흔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들 분야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LG전자, LG화학, LG CNS 등 에너지 사업 관련 계열사들은 최근 관련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에너지 사업 전담조직을 전문화하며 관련 매출을 2~3년 내 4조원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 테하차피 풍력단지에 북미 최대 규모인 32MWh ESS를 구축, 가동에 들어갔으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가동도 올해 2년차에 접어드는 등 연간 전기차 20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LG전자는 구글, 엔비디아, 파나소닉 등과 함께 글로벌 커넥티드카 개발 연합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멕시코에 해외 첫 차량 전장(전기〃전자장치)부품 생산기지를 구축해 세계시장 선도에 나섰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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