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업들이 달러 강세의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신문은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올 1분기(1~3월) 실적이 이익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전했다. 다른 통화들의 가치가 낮아진 가운데 달러만 크게 오른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9월 증가율인 10.3%는 밑돌았지만 결산발표 전 예상치인 4% 보다는 늘었다. 이에 미국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지난주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상황이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올 초만해도 1분기 주요 기업의 예상 이익은 전년 대비 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는 2% 가량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치를 낮췄다.
미국 주요 제조사 프록터앤갬블(P&G)은 달러 환율 변동이 연간 매출액과 순이익에 각각 4%, 12% 가량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순이익에서 약 14억달러의 영향을 끼칠 정도로 크다. 조지 래플리 P&G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루블을 필두로 세계 모든 통화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브랜드 매각 등 구조개혁만으로는 손실을 보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오버 헤르만 CEO도 “(올해는) 확실히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주당 순이익 예상을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자원 채굴 기계 수요가 약한데다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해 달러 강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저유가가 미국 내 총생산(GDP)의 약 70%에 달하는 개인 소비를 자극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달러 강세와 저유가에 따른 소비 확대라는 두 요인이 미국 기업 실적을 놓고 줄다리기 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올해 중반에도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