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이밍 한국 요청에 신작서 욱일승천기 뺐다

해외 게임업체 워게이밍이 논란을 빚은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쉽’ 속 욱일승천기를 전면 삭제하기로 했다. 제국주의를 미화한다는 논란이 벌어지자 한국법인이 삭제를 적극 주장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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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게이밍의 온라인게임 신작 ‘월드오브워쉽’

11일 워게이밍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내 글로벌 시장에 론칭할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쉽에서 욱일승천기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국내 버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 버전 모두에서 욱일승천기를 볼 수 없다.

워게이밍코리아는 이 같은 방침이 적용된 월드오브워쉽 테스트 버전을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접수해 심의를 통과했다.

월드오브워쉽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략게임이다. 독일을 비롯해 일본 전함들이 철저한 고증을 통해 등장한다. 세계시장에서 9000만명 이용자를 확보하며 흥행한 ‘월드오브탱크’ 후속작이다.

워게이밍은 당초 게임 내 일본전함에 욱일승천기를 표현했다. 나치의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와 달리 욱일승천기가 국제사법재판소 위법 판정을 받지 않아 고증을 위해 불가피 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독일은 법으로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지했지만 욱일승천기는 별다른 제재가 없다.

월드오브워쉽 욱일승천기 표현은 2013년 첫 게임영상이 공개 될 당시 국내에서 큰 논란거리었다.

워게이밍코리아 관계자는 “영상공개 전부터 욱일승천기 표현에 우려가 있어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중이었다”며 “국내에서 영상이 노출된 이후 이용자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한국법인 자체적으로도 본사에 욱일승천기를 삭제해야하는 당위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워게이밍 코리아는 특히 ‘고증’을 중시하는 워게이밍 개발 분위기상 한국과 일본의 국제관계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 시절 당시 동아시아가 입은 피해 등을 면밀히 조사해 책 한권 분량으로 자료를 만들어 본사를 설득했다. 한국법인의 거듭된 요청에 워게이밍 본사는 최종적으로 욱일승천기 표현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워게이밍은 이르면 1분기 말 세계시장에서 ‘월드오브워쉽’ 첫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이벤트 형식으로 실시된 2차 테스트에는 세계에서 5만1000여명 이용자가 참여했다. 이용자 1인당 평균 38회 전투에 참가하는 등 1차 테스트 대비 전투 참가 횟수가 40.7% 증가하는 등 이목을 끌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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