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계속운전, 끊임없는 교류가 해법

해외에서도 원전 계속운전의 해법은 지역 주민과 지속적인 교류였다. 계속운전 후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소통을 지속해 원전과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안전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했다. 국내에서도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결과에 상관없이 정부와 한수원, 지역 주민과의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Photo Image
캐나다 포인트레프로 원전 내부 터빈 시설/세인트존=공동취재단

캐나다 포인트레프로 원전은 지난 2012년 계속운전 이후에도 원전 주변 주민들과 소통을 계속 유지해 오면서 우호적인 지역 여론을 형성해 오고 있다. 포인트레프로 원전은 현장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한 달 주기로 웹사이트에 업데이트 해 주민들과 공유하고, 정기적인 대화채널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포인트레프로는 캐나나 동쪽에 위치한 유일한 원전으로 뉴브론스윅 전력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발전소다. 포인트레프로와 지역민과의 소통 사례는 국내 원전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속운전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월성원전 1호기의 모체가 바로 포인트레프로이기 때문이다.

포인트레프로 역시 계속운전이 결정되던 초기에는 많은 반발에 부딪혔었다. 설문조사에서 80%의 찬성으로 계속운전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반핵단체들의 반대는 여전하다. 계속운전 이후에도 소통 노력을 지속하며, 만남을 정례화하려는 배경이다. 지금도 1~2년에 한 번씩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꾸준한 소통 노력에 지역주민들의 반응도 계속운전을 점차 받아들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별다른 금전적 보상은 없지만 타 직종보다 급여가 높은 일자리가 다수 생겼다는 점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원전 정보 공개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아 불만이 많지 않다. 실비아 험프리스 뉴브런스윅 지역노인회 대사는 “원전은 규모상으로 지역 고용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방사능과 암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노출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암 발생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원전에 가까울수록 주민들의 수용성은 더 높다. 보다 가까운데서 정보를 접하고 교육의 기회도 많다보니 이해도가 높아진 셈이다. 채용 주민들의 근무기간이 늘어나고 보다 핵심 업무에 일하게 되면서 우려가 해소되는 것도 지역민심이 바뀌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션그랜빌 포인트레프로 소장은 “계속운전에 있어 무엇보다 원전의 안전관리와 주민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인접 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원전 근무 등 관련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포인트레프로와 월성원전 1호기

포인트레프로와 월성 1호기는 동일 원전 모델로 중수로 원전 계속운전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례 중 하나다. 캐나다의 도움으로 국내 최초 중수로 원전인 월성 1호기를 지을 때 그 기초 모델이 포인트레프로였다.

지난 1983년 준공됐고 반경 20㎞ 이내에 수천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점, 터빈실에는 고압터빈 1기, 저압터빈 3기가 설치돼 있는 등 핵심 설비의 구조가 같다는 이유에서 사실상 쌍둥이 원전으로 여겨진다.

초기 건설 당시에는 캐나다의 기술에 의존했지만, 지금 운용능력 면에서는 국내 기술이 캐나다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운영기간의 총 이용률도 월성 1호기가 10% 이상 높고, 설비개선 공사는 뒤늦게 시작했지만 먼저 마무리하며 포인트레프로의 문제 해결방법을 국내 기술진이 전수하기도 했다.

현재 포인트레프로는 계속운전을 하고 있으며, 월성 1호기는 오는 12일 계속운전 결정을 앞두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