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신한은행이 기술금융 대출의 80%를 기존 거래기업에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신한은행 기술금융 대출실적(2014년 7~11월)을 분석한 결과 총 1조2782억원의 자금 중 9973억원(78%)을 기존 거래기업에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금융이란 담보 없이 기업의 기술력만을 평가해 대출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7월 도입됐다. 기술금융을 받으려는 기업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서 기술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총 기술금융 대출액 9761억원 중 1945억원(19%)을 제외한 자금이 기존 거래기업에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혁신성평가에서 순위가 낮았던 씨티은행의 신규기업 대출 비중이 오히려 높았다. 기술금융 56억원 중 33억원이 신규기업 대출이었다. 비중은 58%에 달한다. 하나은행도 총 기술금융 대출액 8042억원중 51%인 4103억원이 신규 대출이었다. 수협의 경우 신규대출 비중이 75%였다.
전체 18개 은행의 총 기술금융 대출액 5조8278억원 중 신규기업 대출은 1조5751억원으로 27%를 기록했다.
신학용 의원은 “기술금융은 기술력을 가진 신생기업을 키우겠다는 취지에 맞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고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원되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