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골든타임` 놓친 3년, 시장 구도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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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산업이 3년 동안 중기적합업종으로 묶이면서 우리나라는 LED 조명 보급에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기술력 대비 시장 장악력이 떨어져 결국 시장 개화 시점도 늦어졌다는 평가다.

LED조명 시장은 고효율 조명 시장과 저가의 보급형 조명 시장으로 크게 나뉜다. 특히 저가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의 조명 제품으론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였다.

민수 시장 진출에 발이 묶이면서 LED조명 산업에 진출했던 대기업 수도 줄었다. 국내 대기업 수는 12개에서 9개로 줄어든 반면에 외산 업체들은 4개에서 10여개로 늘었다. 외국 업체들은 중기적합업종이 시행되기 직전에는 매출이 26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3년 815억원, 지난해에는 1000억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외산 LED조명 업체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조달시장 제외)은 2011년 6.8%에서 2013년 16.3%, 지난해에는 20%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3년간 외산 업체들의 배만 불려줬다는 평가다. 결국 프리미엄 시장은 외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저가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 2010년 신수종 사업으로 LED를 선정, 경쟁력 확보를 위해 LED 칩과 모듈, 완제품 등 수직계열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최종 완제품의 판로가 막히면서 사업 전체에 동력을 잃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SKC라이팅, 포스코LED, 한솔라이팅 등은 지난 3년간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영업 적자를 떠안게 됐다.

다만 LED 기술 강국으로서의 명맥은 간신히 유지했다. 중국, 대만 업체들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LED 패키지 매출액 기준 글로벌 상위 5위 내에 꾸준히 국내 업체들이 포함됐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정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민수 시장의 개화가 지지부진해졌고, 이를 틈타 글로벌 조명 기업과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안방을 차지해 버렸다”며 “앞으로 잃어버린 3년을 되찾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 LED조명 업체의 매출 및 영업 이익 추이>

국내 주요 대기업 LED조명 업체의 매출 및 영업 이익 추이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