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가 모두 재난망 사업 수주를 위한 전담팀을 가동하고 정면 격돌하게 됐다. KT가 부정당업자 제재로 인한 사업 불참 위기를 극복하고 사실상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시범사업 수주전은 치열한 3파전이 될 전망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1월 말 기업솔루션 부문 산하에 사업팀과 기술팀으로 구성된 재난망 TF를 신설했다. 기존 인력을 정비해 전담팀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사업 준비에 나서기 위함이다. 사업팀은 사업 준비와 수주 관련 제반사항을, 기술팀은 협력 업체와 장비·기술 개발을 책임진다.
TF가 강조하는 SK텔레콤의 강점은 경험과 노하우다. SK텔레콤은 공군에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철도 통합무선망(LTE-R) 과제에도 참여했다. 재난망 관련 기술이 대부분 사용된 사업이다. 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재난 예측 역량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최대 LTE 기지국과 이동통신 사업 30년 노하우, 공군 LTE 망 구축 경험, 국내 유일의 국정원 인증을 획득한 보안 솔루션 등을 앞세워 재난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말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산하에 국가재난망 TF를 신설했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은 에너지, 헬스케어 등 KT의 미래 먹거리인 5대 미래융합사업을 관장한다. 재난망 TF를 여기에 둔 것은 KT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황창규 회장 역시 여러 자리에서 사업수주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다른 통신사보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재난망 TF를 구성했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기술과 사업 담당팀이 활동한다. 현재 제안서 작성을 진행 중이다.
통신 3사가 모든 준비를 마친 데 이어 장비 업계가 연이어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5일 소방과 경찰 등 재난(이용) 기관을 대상으로 재난망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 일반인 대상 공청회가 열리고 3월 중순 이후 제안요청서(RFP)가 공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예정이었던 1월보다 발주가 두 달가량 늦어진 것은 망 설계(셀 플랜)와 단말 규격 논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는 정확한 망 설계를 위해 지난달 강원도 지역에서 장비 업계와 전파 실측을 진행했다. 단말 형태를 무전기 혹은 스마트폰 형태로 개발할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발주 방식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안전처는 시범사업을 운영센터와 기지국·네트워크, 단말기 등 2~3 영역으로 분리발주할지, 통합발주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통신사별로 한 통신사의 단독 수주, 2~3개 통신사의 복수 수주 등 수주 형태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