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해도 도루묵…특허 무효소송제도 승소율 70%

부실 특허를 방지하려는 목적의 특허 무효소송이 오히려 중소기업이 어렵게 출원한 특허기술을 무력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아이티웰이 편의점 대기업 3사와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특허를 놓고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이들 대기업이 특허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관련 특허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이티웰은 편의점 3사인 BGF리테일, 코리아세븐, GS리테일을 상대로 아이티웰 등록특허 침해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자사가 아이티웰의 특허기술을 일부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협회를 통해 대응하고 있고 코리아세븐은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해당 특허는 아이티웰이 지난 1997년 등록·출원한 등록특허 ‘제10-0384566호’로 편의점 매대에서 POS 시스템과 연계해 판매·주문·배송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이티웰이 BGF리테일을 상대로 적극적 특허권리 범위확인 심판을 제기하자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아이티웰을 상대로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아이티웰 측은 “대기업인 편의점 3사가 아이티웰의 권리 행사에 오히려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이 기껏 투자해 특허를 출원해도 대기업이 힘의 논리로 무효소송 제도를 악용하면 특허출원이 무용지물이 되고 해외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심판원은 현재 해당 특허 무효심판에 대해 한국편의점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아이티웰은 심판결과에 불복하고 특허법원 소송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부실특허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내 특허 무효소송의 승소율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비용을 들여 등록·출원을 해도 시간이 지나 해당 특허 기술 사용이 보편화되면 시장 경쟁사 등이 무효소송으로 특허를 쉽게 무효화시킬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특허 출원·등록 과정은 선행기술조사 등 심사과정이 매우 까다로운데 비해 무효소송이 인정되는 과정은 비교적 쉬운 편”이라며 “이에 특허 침해소송이 벌어져도 소송을 당한 주체들이 핵심 특허기술을 둘러싼 사이드 보호기술 특허들에 무효소송을 걸어 본 특허도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자주 사용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허심판원 관계자는 “특허 무효소송 제도는 이해당사자 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승소율을 비교해보면 45 대 55 정도로 집계되며 중소기업에 그렇게 불리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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