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CNG 택시·버스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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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료 다변화 일환으로 압축천연가스(CNG)택시 보급·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차량 등록 대수는 오히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쟁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와 경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요가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CNG 사업용 승용차(택시) 등록 대수는 전년 2084대에서 415대, 비중으로는 20% 줄어든 1669대로 집계됐다. CNG택시는 지난 2011년 940대에 불과했지만 다음해 2038대로 늘어난 뒤 2013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와 정부가 LPG택시를 CNG로 전환하는 비용을 지원하며 시장이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CNG택시 등록 대수는 유독 크게 줄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쟁 연료인 LPG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인하폭이 적었던 CNG의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국 충전소 자동차용 부탄의 주간 평균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주 리터당 1122.8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연말 890.85원까지 20%가량 내려갔다. 반면에 CNG는 리터당 1100원대에서 최근 소폭 하락해 약 1060원가량에 머무르고 있다. CNG택시 등록 대수 감소는 특히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집중됐다. 6월 36대를 시작으로 매달 평균 50대 이상 감소했으며 특히 지난달에는 역대 가장 많은 149대가 등록을 취소했다.

CNG 영업용 승합차(버스)도 지난달 처음으로 등록 대수가 줄었다. 지금까지 매달 증가해 지난해 11월 3만828대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28대가 등록을 취소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내·마을버스 연료를 경유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과다.

정부가 추진하는 CNG택시 개조 사업도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LPG 의존도가 높은 택시 연료를 다변화하기 위해 CNG 개조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CNG택시 개조 및 CNG 충전소 예산을 마련하고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30% 지원하는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수요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은 데 이어 이미 등록된 CNG 차량마저 LPG로 재전환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CNG 차량 연비가 LPG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조 비용이 480만원가량 더 든다”면서 “LPG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CNG 차량의 운영 비용이 증가했고 개조 비용 부담도 있어 운전자 선택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CNG 택시·버스 급감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