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지엠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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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5만4381대를 팔며 회사설립 이래 최대 판매실적을 올렸다. GM 본사 역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992만대를 팔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기업의 성장은 국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특히나 한국지엠은 현지화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국내에서 디자인과 연구개발(R&D) 활동을 수행하고, 사회 공헌에도 적극적이다. 매년 국내에 투자하는 돈이 1조원에 달한다. GM의 단순 생산기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 셈이다. 한국지엠도 이를 알기 때문에 신차광고 시 한국에서 개발·생산된 차종임을 강조하며 우리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최고 실적 경신에 박수만을 보내기가 어렵다. 한국에서 판매는 늘었지만, 생산은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8%대를 유지하던 한국 내 생산 비중은 6%대로, 연간 70만대 후반~80만대 초반을 유지하던 국내 생산량은 62만대로 주저앉았다.

부평 1공장 중형차 설비공사를 계기로 1·2 공장 통·폐합설도 힘을 받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탓이 크지만 생산감소 추세는 그 전부터 이어졌다. 판매 증가라는 과실이 우리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기업의 가장 큰 사회 공헌은 생산과 투자, 고용 확대다. 정부가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고 규제 개선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81조원 투자 소식에 일부 ‘안티 팬’까지도 박수를 보낸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다.

국내 경영·생산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높은 생산 비용과 불합리한 규제가 생산 투자를 꺼리게 한다. 그러나 생산과 고용은 기업의 무기이기도 하다. 생산과 고용에 기여하면 규제 개선과 세제 혜택을 요구할 ‘입김’도 생긴다. ‘GM코리아’가 아닌 ‘한국지엠’이라면 더욱 그렇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의 모국은 브라질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경제는 해외 자본 유출로 수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내수 제조 기반의 중요성, 우리나라 국민의 불안감을 누구보다 잘 알 터다.

올해도 한국지엠의 선전을 기원한다. 또 한번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으면 좋겠다. 또한 그 과실을 한국 경제와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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