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재난안전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100% 외산에 의존하던 대형 건물·복합시설의 3차원(3D) 피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를 국산화했다.
국민안전처 출범으로 정부의 재난안전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국산화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국민 체형과 대응 형태를 반영한 한국형 SW 개발로 실질적인 재난 대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18일 공간정보 SW기업인 버츄얼빌더스는 정부 지원을 받아 피난 안정성 평가기술개발을 위한 대규모 복합 건축물 3D 피난 시뮬레이션 SW를 개발, 상용화했다.
지난 2011년 5월 연구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말 완료했다. 연구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경북대·한방유비스·건국이엔아이 등이 참여했다.
건설사는 대형 복합 건축물 설계 시 재난·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전에 사람의 피난 경로나 행태를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해 반영한다. 그러나 3D 피난 시뮬레이션 SW가 100% 외산이어서 우리나라 특유의 국민 체형이나 문화 등을 반영하지 못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SW 구매가격도 턱 없이 비싸 상당수 건설사는 3D 피난 시뮬레이션 적용을 기피해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 옛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은 지난 2011년 인적재난안전기술개발 지원 사업을 추진, 3D 피난 시뮬레이션 SW 국산화를 시작했다. 3년에 걸쳐 정부지원금 9억8000만원을 포함, 총 13억4876만원을 투입했다.
버츄얼빌더스가 개발한 제품은 3D 기반 공간정보를 활용해 피난 시뮬레이션과 화재 시뮬레이션, 피난 시뮬레이션에 쓰이는 인간행동모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피난안정성 검증 도구 기능도 포함돼 있다. 지하철 역사나 초고층 건물, 대규모 쇼핑몰 등 복합시설에 적용 가능하다. 개방형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해 향후 소방방재와 피난 시뮬레이션 연구도 지원할 수 있다.
국산 3D 피난 시뮬레이션 SW는 외산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어서 수입대체 효과도 크다. 버츄얼빌더스 관계자는 “개발을 완료한 상태에서 사용자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성능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성능 고도화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건설사 대상 공급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