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대체부품, 결국 소비자 선택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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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 디자인 특허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체부품 인증제도가 시행됐고, 재제조 대상제품도 26개로 확대됐다. 당장 독점적 부품시장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순정품 외 대체부품, 중고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폐자동차의 버려지는 자원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 재활용업체에 인증을 부여하는 입법도 추진 중이다. 법안이 마련되면 품질과 유통 과정이 관리되는 중고부품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도 향상될 것이다.

대체부품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출고된 부품(순정품)과 성능·품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을 말한다. 순정품 홀로그램이 없을 뿐 동일한 곳에서 만든 동일한 부품으로, 가격은 더 저렴한 때가 많다.

이 같은 대체부품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소비자가 대체부품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험료 할인, 보험 상품 개발, 카센터·공업사의 적극적 대응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시행 초기 부품업체들이 제조사 특허 침해를 우려해 인증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체부품, 중고부품, 재제조 부품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는 자동차 생산 5위 국가의 위상도 흔들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대체부품 인증제는 대체·중고부품 시장이 이미 활성화된 해외에서 우리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대체부품은 동일한 업체에서 생산한 동일 부품이라도 자동차 제조사의 홀로그램이 붙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지 못하다는 편견이 사회 전반에 퍼졌다. 이 때문에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가 지체되고, 해외 시장 개척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반복됐다.

대체부품 인증제가 효과를 거두면 소비자는 부품 선택 폭이 넓어지고, 비용 부담 또한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은 판로를 넓히고, 자동차 부품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체부품 인증제의 본격 시행과 함께 재제조 부품, 중고부품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2년 기준 보험사들이 1년 동안 부품 값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약 2조1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고부품 비용은 약 67억원, 0.3% 정도에 불과했다. 주요 보험사들은 보험수리 차량에 중고부품, 재제조부품을 사용하게 되면 신품 가격의 20%가량을 고객에게 현금으로 돌려주지만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개발원은 2012년 조사보고서에서 중고부품 활용 활성화의 걸림돌을 분석했다. 품질과 유통에 대한 불만이 45%, 보증에 대한 불만이 25%로 나타났다.

순정부품 위주의 유통구조가 가진 독점성이 문제다. 순정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부품, 중고부품, 재제조부품이 자생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미흡했던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대체부품 인증제의 진짜 목적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고, 중고부품에 대한 품질·이력 관리, 품질보증 필요성과 투명한 유통구조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중고부품 품질 관리와 유통망 구성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산차는 세계 각국에도 퍼져 있다. 이미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도 많다. 향후 부품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부품 수출 시장 확대를 노려볼 만한 대목이다. 대체부품, 중고부품 세계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순정품뿐 아니라 우리나라 부품 업계 전반이 세계 시장을 활짝 열기를 기대한다.

박정호 인선모터스 대표 jhopark@in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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