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올해 경제 성장률 0.8%로 지난해 0.9%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상징으로 불리는 엔저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저유가 등에 힘입어 소비증세 여파를 털어내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약 7년 만에 12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 하락세는 계속 이어져 올해 작게는 125엔, 많게는 130엔대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엔화 약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은 올해 예상되던 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올해 중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해 왔지만 지난해 말 유가 급락으로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유가는 미국 뉴욕 상업 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 중질유 1월분 기준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시기도 미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금리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됐던 올 9월에서 12월로 변경했다.
일본은행의 추가완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해 물가상승률 2% 달성을 목표로 삼은 만큼 이를 위한 추가 양적완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일본 경기는 지난해 4월 소비세 증세로 위축된 이후 올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4월 이후 물가 상승률에 미칠 영향이 줄어 들 것으로 보이며 오랫동안 침체됐던 실질 임금과 실질 소비도 증가세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다.
저유가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유가는 지난해 말 6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단기간에 40%나 하락했다. 산유국의 원유 감산도 보류되며 저유가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엔화 약세 수준을 감안해도 저유가로 인한 수입 금액이 감소하며 GDP 대비 1~1.5%의 국민소득 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세율 환산으로 2~3%에 해당돼 지난해 있었던 소비세 증세 여파를 상쇄시킬 정도다. 이는 가계 소비 개선으로 이어져 올해 경제 성장률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경기 회복은 주가 등 자산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고액 소비를 자극하는 순환 구조를 부활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가 완화조치와 주식운용 확대 등에 의한 거품 요인은 과도한 자산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경제성장률 현황 및 전망>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