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통합무선망, 마침내 비상한다

철도전용 통합무선망(LTE-R)이 올해부터 본격 상용화된다. LTE-R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개발한 세계 최초 LTE 기반 철도 무선통신 기술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표준이 제정된 이후 부산지하철 1호선에 도입이 결정됐고 신림선, 광주지하철 2호선 등이 연이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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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R가 설치된 열차 시험운전 모습.

5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개통 예정인 경전철 신림선에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 도입이 결정됐다. KRTCS는 외산 기술에 의존하는 국내 열차제어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LTE-R는 물론이고 와이파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달 서울시와 철기원 간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향후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과 연계를 고려하면 와이파이보다는 LTE-R가 핵심 기술로 쓰일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 지하철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 제작 구매사업 발주를 앞두고 있는 광주 도시철도건설본부도 LTE-R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경비 절감과 중복투자 방지에 LTE-R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는 광주지하철 2호선뿐만 아니라 국내 철도 관련 모든 기관에 향후 재난망과 통합을 고려해 LTE-R 채택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미 부산지하철 1호선이 다대구간 연장선과 기존 철로에 LTE-R 도입을 결정했다. 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원주와 강릉 구간에 LTE-R가 설치된다. 2016년이면 구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전을 비롯한 다른 지자체들도 철도의 핵심 통신 기술로 LTE-R 검토를 시작했다.

철도 통합무선망은 열차의 안전한 이동과 열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대부분 철도에서 초단파(VHF) 등 낡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사고 발생 시 신속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철기원이 2010년부터 LTE-R 기반 KRTCS를 개발해온 이유다.

LTE-R는 2012년 대불선 12㎞ 구간과 이후 호남선 54㎞ 구간에 시험 인프라를 구축해 성능을 검증받았다. 특히 재난망 37개 기능과 추가적으로 멀티미디어 5개 기능 등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재난망이 공공통합망 형태로 추진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럽에서도 2013년부터 국내 KRTCS와 비슷한 LTE-R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8월 운송업체 알스톰이 LTE 기반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 신호시스템(CBTC)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업체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 조기 상용화의 추진이 시급하다는 게 철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철기원 관계자는 “국내는 철도시스템 전시장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외산 열차제어시스템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어 외산 기술 종속과 국부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경제성 있는 통신 방식을 도입해야만 가격 횡포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LTE-R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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