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용품 업계가 기존 제품에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첨단 안전 기능을 접목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능 차별화로 중국산 저가 공세를 막아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통합 영상인식 소프트웨어(SW) 및 주행시스템 개발’ ‘HD급 HDR 카메라 및 통합영상처리 모듈 개발’ 정부 과제에 참여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연구개발(R&D) 중간 결과물 상용화를 시도 중이다.
두 과제 모두 차량용 카메라가 수집하는 영상을 처리·합성해 ADAS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나온 영상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블랙박스, 주차 보조용 카메라 등 기존 장치에서 이동물체감지(MOD), 사각지대경보(BSD) 등 첨단안전 기능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과제 참여 기업 중 하나인 베라시스는 당장 내년 중 전방차량추돌경보(FCW), 차선이탈경보(LDW) 기능을 탑재한 블랙박스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같은 기능은 현재 고급 신차에 주로 탑재되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이 용품 시장에 내놓으면 기존 차량 소유자도 손쉽게 첨단안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용품이 넘쳐나는 가운데 기능 차별화를 노릴 수 있다. 과도한 가격 인하·출혈 경쟁 대신 기술 경쟁 쪽으로 시장 판도가 바뀌는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블랙박스 같은 자동차 용품 시장은 중국산 저가 공세로 피 튀기는 시장이 됐다”며 “새해부터는 가격보다 첨단 안전 기능을 얼마나 탑재했느냐에 따라 제품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결국 다양한 안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업체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제 수요 기업인 현대모비스도 협력사의 용품 시장 진출을 장려하는 등 육성에 적극적이다. R&D 결과물의 양산 적용 시점은 2017년으로 계획했지만, 그 전이라도 과제에 참여하는 협력사가 개발한 기술을 용품 시장에서 상용화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협력사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 결국 현대모비스에도 이득”이라며 “R&D 조기 상용화로 협력사 체질도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