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금융권 IT전쟁이 시작됐다. 하반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주요 금융사들은 핀테크 기반의 ‘스마트금융’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새해 주요 경영과제로 IT 경쟁력 강화를 경쟁적으로 최우선순위로 설정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시중 은행과 카드사가 ‘핀테크’ 기반 IT접점 강화에 배수진을 펼친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새해 상반기 중 선보일 은행-카드 융합 ‘NFC(근거리무선통신) 통합 인증’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폰과 카드 접촉으로 기존 인증을 대체하는 기술로 은행 거래와 카드 결제 거래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 NFC 인증’을 최초로 구현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핀테크팀 신설에 이어 KB국민카드는 스마트금융 총괄 조직인 ‘컨버전스 추진부’을 핀테크 영역도 포함하는 부서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IT접점의 핀테크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로 향후 다양한 융합형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IT기업과의 제휴 확대도 꾀한다. 모바일결제 기업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솔루션, 비콘 단말기 제조사 등과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도 타진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비대면 채널 판매 10조원을 달성했다. 새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구현을 목표로 빅데이터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최고 지역 하나은행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운영을 잘하는 점포 지원에 나서는 등 스마트금융 채널 강화에 돌입한다.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전자통장지갑을 새해 상반기 출시한다.
기존 모바일(앱)통장이 개별 금융 상품으로 만들어져 은행 창구를 내점해야 발급이 가능했지만 신한은행 모바일 통장 지갑은 창구 방문 없이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구형 통장 등록 전자거래를 구현한다. 기존에 발급한 모든 수신 통장을 비대면 지갑 형태로 묶어 통합사용이 가능하다.
조회 기능뿐 아니라 ATM거래와 기존 직불카드 기능까지 구현할 방침이다. 자체 보안성심의와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T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TV머니도 고도화한다. 이미 KT와 제휴해 IPTV 등과 연동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현대홈쇼핑과 제휴를 통해 2월께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1회 최대 충전한도는 50만원이며 실명 인증을 거치면 200만원까지 충전 가능하다.
기업은행도 대면과 비대면 채널 전면 재수술에 돌입했다. 이른바 신채널 구축 작업으로 9개 부서 전문인력을 선출해 TF를 가동 중이다.
권선주 행장은 신채널 구축을 통해 온라인 채널은 인터넷 전용 은행 수준으로, 모바일 뱅킹은 오프라인 창구 서비스를 100%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부 목표를 수립했다.
농협은행은 새해 4월까지 스마트금융센터 구축에 나선다. 사이버 지점을 통한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이다. 또한 내달 삼성전자, 애플 등의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뱅킹(Wearable Banking)’ 서비스를 실시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