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원전반대그룹은 사이버심리전 방법론을 그대로 따랐다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건을 다섯 차례나 공개한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일주일간 조직적인 사이버심리전을 펼쳤다. A부터 Z까지 철저하게 사이버심리전 방법론을 따랐다.

해킹 공격에 의한 피해인지 내부자 유출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국가와 국민이 해커의 심리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유무선 네트워크가 매우 발달한 나라로, 국가 정책 공표와 여론 형성이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공격자는 이런 상황을 간파하고 내부 갈등을 유발했다. 실제로 원전 파괴보다는 여론 갈등을 조장하려는 목적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방대 문장렬 교수가 쓴 ‘사이버심리전의 미래 전략과 대응전략’ 논문에 따르면 첫 번째 심리전 단계는 개인적인 메시지 전달이다. 원전반대그룹이라고 밝힌 ‘Who Am I’는 이메일로 기자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전해킹추가자료’란 특정 관심사로 작성한 메시지는 취재기자에게 거부할 수 없는 내용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원전반대그룹은 정확히 이 과정을 따랐다.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해 자료를 올려두고 기자나 일반인의 접속을 유도했다.

세 번째는 인터넷서비스업체 토론방에 접속해 여론을 조작한다. 원전반대그룹은 국내에서는 네이트 판, 해외에서는 트위터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요구사항을 명시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심리전을 펼치는 편리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인터넷 기사나 게시 글에는 ‘조회 수’가 나타나 해당 메시지에 대한 청중의 반응을 즉시 알 수 있다. 공격자는 실시간으로 메시지의 파급효과를 파악한다.

문장렬 교수는 논문에서 “정보화 수준이 높은 한국은 사이버전과 사이버심리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한다”며 “반대인 국가는 소수의 지능적인 사이버전사를 육성해 타국 사이버공간에 침투시켜 심리전을 펼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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