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 영국의 상업우주여행사 버진갤러틱의 우주여행선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험비행 중 추락했다. 우주선이 추락하며 우주여행에 대한 과학계의 꿈도 추락했다. 사고 이후 우주 비행 사전 예약자들은 줄줄이 예약을 취소했다.
그러나 화이트사이지 버진갤러틱 CEO는 “이번 비극으로 인간의 우주 비행에 대한 계획에는 일시적으로 차질이 생겼지만 우린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내년을 기약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각) ‘올해 과학계 중요한 사건과 발견 12선’을 선정했다. 그 중 버진갤러틱 사태는 올해 많은 과학인들에게 슬픔과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 사건으로 기록된다.
올해 과학 사건에는 우주와 관련한 과학 연구가 5건 선정 됐다.
우선 지난 7월 미 항공우주국이 지구 온실효과에 대한 진위를 풀기 위해 탄소관측위성(OCO-2)을 지구궤도에 안착시킨 사건이 꼽혔다. 지난 2009일 발사 실패 이후 5년 만의 재도전이라 의미를 가졌다. 탄소관측위성은 앞으로 2년간 지구 표면을 돌며 지구에서 뿜어낸 이산화탄소를 추적할 임무를 얻었다. 제작 및 운영비는 4억6800만달러(약 5129억원)가 든다.
지난달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탐사 로봇 ‘파일리’를 착륙시켰다. 파일리는 현재 혜성의 그늘부근에 착륙해서 배터리가 방전돼 교신이 끊긴 상태다. 과학계는 파일리가 앞으로 혜성 연구에 진전을 가져다주길 염원하고 있다.
파일리를 쏘아올린 지 한 달 만인 이달 초 미국 항공우주국은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을 지구 밖으로 진출시켰다. 이는 2011년 이후 중단된 미 항공 우주국의 우주 왕복선 프로젝트의 재기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 받는다.
우주 빅뱅 이론과 팽창 이론을 뒷받침해 줄 직접적인 증거도 올해 3월 발견됐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 물리 센터는 빅뱅과 우주 팽창 이론을 밝혀낼 핵심 증거인 ‘중력파’ 탐지에 성공했다.
우주 탐사 외에도 올해는 과학계를 놀라게 만든 다양한 발견이 있었다.
지난 2월엔 헝가리 과학아카데미 비교행동학 연구단이, 개와 사람이 목소리를 들을 때 뇌 부위의 활성화 패턴이 비슷하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영장류가 아닌 동물과 사람의 뇌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 결과였다.
지난 6월엔 사회적인 난제 해결에 약 1000만파운드(약 171억원)를 주는 ‘경도상(Longitude Prize)’에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이 선정됐다.
앞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인이 나올 경우, 노벨상 상금의 10배가 넘는 상금을 받을 수 있어 약학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디언이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사건에는 서남극지방 빙상 극감, 식음 전폐하며 4년 5개월간 알 품은 심해 문어, 존 오키프 교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인도네시아 자바지역에서 35만년 된 조개 조각 발견, 열효율 40% 태양열 패널 개발 등이 선정됐다.
가디언이 꼽은 2014년 과학계 핫이슈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