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2년간 부진을 탈피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규모는 코스피 3조5000억원과 코스닥 1조4000억원 을 더해 4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생명 등이 상장한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 실적이다. 코스피 7건과 코스닥 71건 등 올 한해 이뤄진 누적 IPO는 78건이다.
공모건수 기준 95% 성장해 지난해 대비 건수가 줄어든 뉴욕(22%)·홍콩(5.2%)·일본(8.5%) 거래소와 대조된다.
거래소는 지난해 △상장 활성화·규제 합리화 방안 발표 등 정책 △거래소의 상장유치 전담 조직 신설 △IB업계 우량기업 발굴 노력 △삼성SDS·제일모직 등 초대형 기업 IPO 등 네 박자가 맞아떨어져 IPO 실적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BGF리테일, 삼성SDS, CS윈드, 쿠쿠전자 등 업종 대표 우량기업이 상장해 판세를 키웠다. 공모비율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단순 자금조달이 아닌 지배구조변경과 경영 승계 등 다양한 목적으로 IPO가 이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해 신규상장 기업 시가총액은 41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 총액은 3.5%나 늘었다.
상장 활성화 대책 이후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연초대비 23.6%, 19.9% 증가했다. 주식거래활동 계좌수도 2000만개를 돌파해 고객예탁금은 2조1000억원 늘었다. 연초대비 15.1% 성장한 것이다.
대형 우량기업 상장의 효과는 컸다. 거래소는 쿠쿠전자와 삼성SDS 등 대표주 상장으로 리홈쿠첸·코웨이·PN풍년 등 ‘밥솥주’, SK C&C·포스코ICT 등 ‘IT서비스주’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등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IPO 시장에도 이노션 등 20곳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올해 코스닥 시장의 신규상장 기업 수는 71개사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12년(22개), 2013년(37개) 대비 각각 223%, 92% 증가했다.
임승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올해 코스닥 시장의 벤처기업 IPO가 32개사로 지난해(17개사) 대비 88% 증가했다”고 말했다. 벤처금융의 IPO 회수 비중은 과거 15~18% 수준에서 올해 22%로 올랐다. 거래소는 기술성장기업의 상장청구가 늘었다는 점도 의미있는 변화로 꼽고 있다.
신규 스펙(SPAC) 상장이 27개에 이르러 활황을 이뤘다는 점도 특징이다. 업종도 다양화됐다. 임 상무는 “바이오·엔터테인먼트 등 미래 유망산업으로 업종이 다양화됐다”며 “성장성 있는 중소·기술벤처사의 상장활성화를 위해 진입요건을 선진화하고 M&A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표. 연도별 IPO 건수 및 금액 / (단위:건, 억원)>
부산=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