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전자업계의 내수 활로, `마케팅`과 `혁신`으로 극복

전자업계의 지난해 내수 진작 노력은 ‘약발이 안 먹혔다’는 평가다.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 호재가 잇따랐지만 4월 세월호 사고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시한 지난해 1~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국내에서 4조6797억원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는 3분기 3조6145억원에 그쳤다. 월드컵이 있었던 2분기에도 3조9263억원으로 내수 매출 하향세를 이어갔다. LG전자도 1분기 3조6992억원에서 3분기 3조6571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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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과 삼성동, 울산에 운영 중인 체험형 매장 `딜라이트샵`을 이용해 내수 시장에서 자사의 최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3월 갤럭시S5 출시를 앞두고 시민들이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서 갤럭시S5를 사용해보고 있다. /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 미국 매출은 1분기 9조312억원에서 3분기 9조4358억원으로 뛰었고 같은 기간 LG전자는 3조716억원에서 4조252억원으로 31% 늘었다. 내수가 받쳐주질 못하니 해외 수익 의존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2013년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90%를 돌파했다.

업계는 내수 부진 해결을 위한 마케팅과 혁신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결국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눈에 띄는 혁신적인 제품과 이에 걸맞은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재개관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딜라이트샵’ 3호점을 열며 ‘체험형 유통’ 확대에 나섰다. 일본 도쿄 긴자의 소니스토어, 애플스토어와 유사한 형태로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삼성동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공식 후원에도 나서 이를 계기로 한 마케팅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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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작년 1월 출시한 울트라북PC `그램`. 980g에 불과한 무게를 앞세운 혁신코드로 월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순항 중이다. <전자신문DB>

LG전자는 지난해 초 980g에 불과한 울트라북PC ‘그램’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경쟁사와 달리 내수 시장에서만 PC 사업을 꾸려 내수 침체 직격탄이 예상됐지만 1㎏도 안 되는 크기의 혁신 코드를 내세워 수요가 폭주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세계적인 PC시장 침체 속에서도 월 1만대 이상 판매하며 순항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초 출시 초기 물량을 맞추기 위해 며칠씩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곡면 TV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커브드’ 마케팅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2월 4K 초고화질(UHD, 3840×2160) 모델로 출시 돼 프리미엄 라인업을 형성했으나 이후 보급형 4K UHD, 풀HD(1920×1080)급 모델 출시로 8개월 만에 곡면 TV 누적 판매 5만대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연계 제품인 사운드바도 4분기 들어 국내 판매 월 1만대를 돌파하며 삼성전자 영상·음향(AV) 가전 부문의 내수를 책임지고 있다.

<※ 삼성전자·LG전자 2014년 1~3분기 국내·미국 매출 비교 (단위:억원) / 자료:각사 사업보고서 공시>

※ 삼성전자·LG전자 2014년 1~3분기 국내·미국 매출 비교 (단위:억원) / 자료:각사 사업보고서 공시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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