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한마디로 수입차 약진으로 요약된다. 자동차 2000만대 시대가 개화하면서 이 가운데 100만대가량을 수입차가 차지했다. 또 연비 과장 논란, 환율 악재, 크고 작은 리콜 건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전체 자동차 시장은 생산·내수·수출 면에서 큰 타격은 입지 않아 어느 정도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수입차 공세는 점점 격화되는 모양새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총 37종 신차를 출시하며 국내 소비자 입맛을 공략했다. 시장 점유율 15% 돌파가 목전이다. 국산차는 9종 신차로 방어를 시도했지만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지속 상승세다. 특히 국산 브랜드 대표주자인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60% 중반대로 고착화되는 추세다. 자율주행·스마트카 시대에 필요한 부품 국산화 역시 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11월 누적 기준으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고 수출도 1.4% 빠졌다. 반면에 내수 판매는 6.1% 증가해 한 해 160만대 판매가 목전이다. 안으로 수입차 공세, 밖으로 환율 악재에 시달렸던 것에 견주면 큰 타격은 입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수입차 공세가 내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망에 따르면 내년 수입차 내수 판매는 19% 성장하는 반면에 국산차 판매 증가율은 0%대에 머물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 트렌드는 SUV가 이끌었다. 지난 달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차량 판매 대수는 30만475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레저 열풍을 타고 신차들이 속속 출시됐고 소형 SUV로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1600㏄ 아래 소형 SUV는 1년 새 판매량이 3배 넘게 성장하기도 했다.
연비 과다 표시 논란도 뜨거운 화제였다. 특히 산업부가 적합 판정을 내린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등 일부 차종에 국토부가 부적합 판정을 내리며 엇박자가 났다. 사태는 지난 달 산업부·국토부·환경부가 ‘자동차 연비 공동고시’를 공포하면서 진정됐지만 제조사와 소비자 혼란이 한동안 이어졌다.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연비 과장 논란을 의식해 자발적 소비자 보상을 실시하기도 했다. 완성차회사가 자발적으로 연비 보상을 실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