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웍스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지 1년이 지났다. SE웍스는 보기 드문 보안 스타트업으로 창업자 홍민표 대표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해커 출신이라는 것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앱 난독화 서비스 ‘메두사’로 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에서 자리 잡았다. 홍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기업 만들기에 한창이다.
SE웍스가 글로벌 시장에 나간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그리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서다. 홍 대표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 가치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한국 스타트업도 글로벌 기업과 대등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1년. 얻은 것은 당장의 비즈니스 성과가 아니다. 향후 도약을 위한 레퍼런스를 만들고 현지 특성을 파악했다. 미국 시장은 제품에 대한 사전 검증이 필수다. 직접 써보고 믿음이 생겨야 구매에 나선다. 그동안 서비스 테스트에 참가한 기업 다수가 속속 고객으로 전환하면서 조금씩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가 SE웍스 서비스로 앱 보안을 구축하고 있다”며 “조금씩 모바일 보안 분야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목적으로는 원하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현지 사람들은 친구나 동료를 만들기 위해 네트워킹을 하는데 한국인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곤 한다.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하는 목적을 둔 만남에 부담을 느끼는 현지인이 많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현지 개발자 모임에 나가서도 처음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 후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많은 조언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은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지만 실리콘밸리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한국보다 더 치열하다. 홍 대표는 “시장이 크다는 건 그만큼 경쟁자가 많다는 의미”라며 “지역이 워낙 크다보니 제품을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새해 목표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위상 제고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향후 일본·중국 진출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거란 기대다. 홍 대표는 “앞으로도 모바일 앱 보안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 레퍼런스 쌓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