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불법보조금 지급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오프라인 모임에서 재직증명서를 확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업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커뮤니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아이폰 대란’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뒤에도 불법보조금 지급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명 포털의 T카페에서는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다. 서울에서 저녁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 모임은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에게만 위치를 알려줄 정도로 은밀히 진행됐다. 특히 신분증, 명함과 함께 재직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카페는 ‘찾아가는 소통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이 모임이 큰 인기를 끌자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단속이 강화되자 불법보조금 지급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평소 안면이 있거나 소규모 온라인·모바일 카페 가입자에게만 연락을 취했으나, 이제는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신분과 직장까지 확인하는 실정이다.
고객을 판매원(딜러)으로 둔갑시키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공개 대화방을 열고 공식 단말지원금 외에 추가 보조금을 준다고 홍보하는 방식이다. 추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판매원이 되겠다는 계약서를 써야 한다. 판매원에게 가는 판매수당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이 같은 신종 보조금 지급 커뮤니티도 은밀히 확산되고 있다. 과거 이동통신 정보창구로 통했던 P사이트를 떠나 T카페나 H사이트로 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 커뮤니티가 노출되면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트는 수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사이트를 애용한다는 한 직장인은 “한 번 싸게 휴대폰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보조금 지급 수법이 교묘해지는 만큼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