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동해가스전 2막 시대]동해 광구 산유국 꿈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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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자원 빈국의 설움에 시달리던 우리나라가 에너지 절약을 외치며 사용하던 캠페인 구호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은 95번째 산유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탐사부터 개발·생산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동해 가스전을 개발하면서다.

올해로 열 살이 된 동해 가스전은 그동안 2조원대가 넘는 가스와 원유를 생산해 왔다. 최근에는 동해 가스전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에서 제2·제3 가스전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자원 개발 분야가 자원 외교 실패 공세로 실의에 빠진 지금 산유국의 꿈을 이루게 한 동해 광구가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다.

◇경북 주민 22년치 가스 시추 내년부터 작업

‘동해 가스전 매장량의 8~9배 규모, 국내 전체 천연가스 1년 소비량의 1.3배, 경북 지역에서 약 22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

최근 석유공사가 3차원 물리탐사 해석으로 추정한 동해 가스전 북부 지역 매장량이다. 이곳은 국내 대륙붕 탐사 지역 12개 광구 중 울산·포항 동해 지역에 있는 6-1광구와 8광구 접경 지역으로 한국석유공사와 호주 우드사이드가 50:50 지분으로 2007년부터 탐사를 진행하던 곳이다. 8년에 가까운 탐사 끝에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한 성과다. 석유공사는 내년부터 시추 작업을 진행해 구체적인 매장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탐사를 진행 중인 동해 6-1광구 북부 심해 지역과 8광구의 면적은 6280㎢로 서울시의 약 10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제야 가스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8년여의 시간이 걸린 만큼 그 작업은 쉽지 않았다. 2차 탐사가 진행 중이던 2012년 양사는 국내 최초 심해 시추로 주작 1공을 뚫었지만 가스 발견에는 실패했다. 그 이후 탐사 방법을 고도화하고자 기존 2차원 물리탐사를 3차원 물리탐사로 개선하고 여기서 얻은 자료를 특수 전산처리 해석을 이용해 이번 부존 가능 지역을 찾아낼 수 있었다.

3차원 물리탐사는 올해 6월부터 504㎢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료 평가 결과 석유와 가스, 물 등 두 유체 간 경계면을 나타내는 구조가 발견되는 등 석유와 가스 부존을 의미하는 고무적인 특성을 확인했다.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와 함께 초기 시추계획 수립 작업에 돌입했다. 석유공사는 시추위치 선정과 심해 시추선 확보 등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 가능한 시추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1차 시추 당시 가스 발견에 실패했던 주작 1공도 재활용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주작 1공을 국내 조선사가 건조한 시추선을 시험 운전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국내 조선사가 주작 1공을 시추선 실증 장소로 이용할 때 시추선 한 척당 약 800억원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후속 매장량 확인이 유망한 될성부른 광구들

동해 6-1광구 남부 지역에서도 후속 가스전 개발을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동해 울릉분지 내 남쪽 지역에서 탐사를 진행, 현재 평가시추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석유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은 2020년까지 이곳에서 3차원 물리탐사를 실시하고 2~3개의 시추공을 뚫을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은 6-1광구 중부지역 가스전 개발 사업에 715억7160만원 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중남부 지방에 걸친 복합적인 탐사를 벌이는 셈이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 성공하는 등 자원 개발의 성공 경험이 있다. 이번 동해 광구 탐사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동해(울릉) 분지를 포함해 서해(황해), 남해(제주)분지의 세 군데 퇴적 분지를 중심으로 국내 대륙붕 탐사활동이 진행 중이다.

울릉 분지는 현재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동해 가스전에서 다수의 유망 구조가 도출되는 등 석유 및 가스의 추가 부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된 지역이다. 황해 및 제주 분지도 석유 부존 유망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미 중국 거대 유전인 보하이 유전 및 수베이 유전, 한일 공동 개발 구역과 인접한 핑후 가스전 등 유사한 지질구조를 가지고 있는 인접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과거와 달리 단편적인 광구별 탐사를 석유지질학적 유망성을 유기적으로 연구하는 분지별 종합탐사로 전환하는 등 탐사방법이 고도화된 만큼 제2, 제3의 동해 가스전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탐사 우선 순위는 동해 가스전을 중심으로 한 6-1광구다. 이미 양질의 가스층이 다수 발견돼 탐사가치가 높은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일 공동 개발광구는 매장 가능성이 높지만 단독 탐사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내 대륙붕 개발의 활성화 전기를 마련하고자 동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륙붕 탐사 및 투자 현황

동해 6-1광구 북부지역 탐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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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동해가스전 2막 시대]동해 광구 산유국 꿈 이어간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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