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휴대폰

2014년 한국 휴대폰 제조사의 성과는 삼성전자 ‘부진’, LG전자 ‘약진’, 팬택 ‘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삼성전자는 올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시장점유율 기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 한 해였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3’ 인기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법정 관리에 들어간 팬택은 다시 한 번 존폐 위기에 놓였다. 새 주인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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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G전자 MC사업부 비상을 이끈 `G3.`

◇삼성전자 ‘부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사업 부문은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IM부문 매출은 24조58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으로 2분기 4조4200억원에서 60.4% 줄었다. 삼성전자 IM 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저가 브랜드 공세에 고전했다. 삼성전자 스스로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이폰6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북미 지역에서도 힘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심각한 부진은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새해 스마트폰 라인업을 30%가량 줄이고 저가 모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중국과 인도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새로운 저가 모델을 속속 출시하며 영향력 회복을 노린다.

◇LG전자 ‘비상’

삼성전자의 위기와 달리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부는 알찬 2014년을 보냈다.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된 이후 최고의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전략 스마트폰 ‘G3’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 북미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3%에서 3분기 16.3%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4분기 연속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낸 LG전자는 최근 새 수장을 맞았다. G3 성공을 이끈 박종석 사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를 물러났다. 새로 MC를 맡은 조준호 사장은 그룹 전략통으로 꼽히던 인물로 새해에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비상을 꿈꾼다. ‘G4’ 출시 예정인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팬택 ‘위기’

팬택은 올해 다시 법정관리를 받는 신세에 놓였다. 스마트폰 경쟁이 기술과 디자인보다는 마케팅 역량에 좌우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팬택에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이어진 사상초유의 이동통신사 영업정지가 직격탄이 됐다. 심혈을 다해 출시한 신제품 ‘베가아이언2’가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고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팬택은 매각으로 기업 정상화를 꿈꾸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1차 본입찰에 인수의향업체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이달 말까지 새 주인 찾기를 계속할 계획으로 법원은 팬택이 제값을 받고 매각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상황은 불투명하다. 새해 매각 성공으로 부활할지, 청산을 통한 기업 해체 수순을 밟을지, 팬택은 지금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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