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300만대 시대를 연다. 2004년 100만대, 2010년 200만대 돌파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 잡는 이정표를 세우는 셈이다.
특히 현재의 생산·판매 추이를 놓고 볼 때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달 24일 정확히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시선이 쏠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대표이사)은 최근 한 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현재 추세대로라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달 24일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판매가 300만대를 사상 처음 돌파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2000년대 초 80만대 수준이던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서게 돼 대단한 영광”이라며 “(기아차가) 내년에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기아차 대표이사에 선임된 박 사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아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300만대 돌파라는 메시지로 신임 대표이사를 맡게 된 포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1999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급속도로 늘어났다. 2004년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선 뒤 6년 만인 2010년 20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300만대를 기록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300만대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별 판매량(작년 기준)에서 9위권에 해당한다. 현대차와 합산한 판매량으로는 세계 5위지만 기아차 단일 브랜드만으로도 세계 10대 완성차 업체에 드는 셈이다.
기아차의 판매 성장은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 판매 호조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53만464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성장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이 1%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지난 10월까지 51만4000대를 기록한 중국 판매량은 작년보다 16%나 증가했다. 현지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를 활용한 생산 현지화 및 특화 모델 출시가 주효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도 쑥쑥 크고 있다.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차는 작년보다 아홉 계단 상승한 74위를 기록했다. 특히 브랜드 가치(53억9600만달러)는 15%나 상승해 100대 브랜드 평균 성장률(6.7%)을 갑절 이상 뛰어넘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정확한 글로벌 판매 대수는 유동적이지만 최근의 판매 추이를 볼 때 연내에 300만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단위:천대) (자료:기아자동차, 2014년은 11월까지 누적)>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