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수출 산업 가운데 6개 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중국에 역전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정유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자동차 산업까지 중국에 추월을 당했다. 아직 앞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도 결코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자국 시장이 거대하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까지 받는 중국 산업의 약진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다. 소비자 시장인 스마트폰과 자동차 산업까지 한국을 앞질렀다는 것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얘기다. 중국 산업은 두려운 존재를 넘어 우리가 쫓을 대상까지 됐다.
산업계는 몸살에 시달린다. 대표적인 분야가 철강이다. 2003년 22.9%였던 중국 철강 산업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 48.5%로 껑충 뛰었다. 한국 철강 산업은 4.8%에서 4.1%로 더 후퇴했다. 세계 시장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중국산 철강은 우리나라 시장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어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나 늘었다.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시장뿐만 아니라 내수시장까지 빼앗긴 철강업계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해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했으며, 동국제강은 자회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한다. 공급 과잉에 중국 업체 등쌀에 떠밀려 국내 철강 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셈이다. 다른 산업도 이런 꼴을 면치 말라는 법이 없다.
어차피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 산업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판명됐다. 기술력이 살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그나마 중국보다 경쟁 우위를 지키는 것도 기술력 덕분이다. 다른 산업이 아직 버티는 것도 고부가가치 기술에서 아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술력만으로도 지속적으로 버틸 수 없다.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중국에 맞설 몸집과 맷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 철강 산업 구조조정도 어쩌면 늦은지 모른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그나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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