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노동 환경을 지적받고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는 아마존 입장에서 보면 해결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인지 아마존은 배송센터에 로봇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12년 7억 7,500만 달러에 키바시스템(Kiva system)을 인수한 바 있다. 이곳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배치된 로봇 수는 1만 5,000대를 넘어 최대 9,900억원대에 달하는 인건비를 절감할 전망이라고 한다.
아마존 물류센터는 직원 1명이 하루에 24km를 걷는 곳이 있을 만큼 힘든 직장이다. 여름철이면 창고 내부 온도가 37도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광대한 부지 면적을 보유하고 매일 1,000명 이상이 근무하면서 주문을 처리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다. 성수기에는 8만 명이 넘는 아르바이트 인력을 뽑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사이버 먼데이 기간 중 아마존이 취급한 주문 수는 무려 3,680만 건에 달한다. 물론 올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더 늘어난다.
아마존이 창고 로봇 키바(Kiva)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설명했듯 아마존이 키바시스템을 인수한 건 지난 2012년이다. 물류센터에 배치를 진행하면서 올해 5월 주주총회에서 제프 베조스 CEO는 키바 로봇 수를 1만 대로 늘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유는 배송 비용 부담. 배송 비용은 아마존 입장에서도 상당한 문제다. 지난해 아마존이 배송에 들인 비용은 전년대비 34% 늘어난 86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에 비해 매출은 22%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에 109곳에 달하는 배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키바를 도입한 곳은 10군데다. 로봇 대수는 1만 5,000대다. 부지 면적 11만㎡에서 1,500명이 근무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트레이시 배송센터 같은 곳엔 키바 3,000대를 도입했다.
아마존 물류센터는 마치 거대한 도서관처럼 선반이 나열되어 있다. 공급 제품은 1개씩 코드를 읽어 선반 빈 곳에 배치하고 출하할 때에는 반대로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필요한 제품이 어떤 선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최적의 경로를 찾는다.
하지만 키바는 제어센터에서 지령이 떨어지면 원하는 상품을 넣은 선반으로 곧바로 이동, 선반 자체를 들어서 담당자가 있는 곳까지 가져다준다. 키바는 상품을 가득 실은 320kg짜리 선반을 들어 올려서 운반할 수 있다. 포장은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지만 먼 선반까지 직접 갈 필요가 없는 것. 작업 효율도 2∼3배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직원이 일일이 선반 사이를 이동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했지만 키바는 선반 아래로 기어가기 때문에 선반 자체를 이동하는 통로의 폭도 최소한만 확보해도 충분하다. 덕분에 더 많은 선반을 설치할 수 있고 제품 물동량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키바는 비용 면에서도 뛰어나다. 물류센터 비용을 20% 절감할 수 있다. 아마존 전체로 보면 4억 5,00만 달러에서 9억 달러에 달하는 인건비가 줄어들 전망이다. 아마존이 이런 노력을 하는 데에는 구글이나 이베이 등이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또 2013년 연말에는 미국 중서부에 눈보라가 발생, UPS나 페덱스 같은 운송업체의 납품 지연 사태가 벌어지는 등 사용자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조금이라도 만족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제프 베조스 CEO는 무인기,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물론 아직 법률 체계 등 제도적 장치 보완이 필요해 키바 도입보다는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아마존이 인수한 키바시스템의 로봇이 지금 이 정도까지 존재감을 나타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2∼3년 뒤에는 아마존이 드론 배송을 둘러싸고 구글 같은 곳과 격렬한 경쟁을 치를지도 모른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