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3주년, 여론 공정성 해쳐"···국회 토론회서 한 목소리

국회 토론회서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종편PP)가 국민 여론 다양성과 방송 산업 생태계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편이 보수 성향이 짙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송출하면서 국민 여론을 양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편이 방송광고 시장을 침식해 기존 지상파·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민주정책연구원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종편 3주년 현황 및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에 나선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종편 4사의 주간 뉴스·시사 프로그램 편성량을 제시했다. TV조선 5100분, 채널A 4440분, MBN 3410분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가장 많은 뉴스·시사프로그램을 송출한 KBS1(2975분)을 크게 웃돌았다.

윤 교수는 “현재 종편의 뉴스·시사 프로그램 편성량은 과잉·오염에 가깝다”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종편이 기존 방송 사업자에 비해 △의무 재송신 대상 포함 △채널번호 배정 특혜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유예 △독립적 미디어렙 허용 등 과도한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종편은 공공성·공익성을 시청자에 전달하는 의무재송신 범위에 포함되고, 앞 순위 채널번호에 배치되는 등 각종 특혜를 받아 방송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방발기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종편PP가 제작 지원금은 각각 수억원씩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석봉 JTBC 팀장은 “종편은 의무편성채널로 의무재송신과 전혀 다른 의미”라며 “혜택으로 비춰지는 비대칭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편을) 방송 시장에 조기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배려”라고 말했다.

종편이 광고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며 지상파·PP의 제작 재원을 침식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종편은 지난해 광고 매출 23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6억원이 늘었다. 지상파 방송사와 PP의 지난해 광고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158억원, 489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종편은 지난해 방송광고 시장에서 전년 대비 큰 성장세를 보였다”며 “(종편이) 광고·협찬 매출 구성비가 높은 지상파 방송사 SBS·MBC의 콘텐츠 제작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급변하는 방송광고 시장 구조를 감안하면 종편의 출범을 부적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4개 종편 채널을 선택적 의무 전송으로 전환해 사업자 간 협상을 통한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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