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기름을 혼합할 때 첨가제로 쓰는 계면활성제의 유해성 논란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 신기능재료표준센터 추민철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실온 및 대기환경에서 기름을 나노크기로 분산(SFNE)하는 방법으로 물과 섞는 기술을 세계 처음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기술은 특히 화장품이나 샴푸, 비누, 세제, 식품 등의 제조과정에서 필수 첨가제로 쓰이는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현재 아모레 퍼시픽 등 화장품 업체와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내년 말께면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상용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기름입자를 자체 제작한 ‘초음파 집속 장치’에 물과 기름 혼합용액을 넣고, 500㎑의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방법을 썼다. 이 방법대로 하면 기름이 수십 ㎚ 크기로 분산되면서 물과 자연스레 섞이게 된다.
연구팀은 기름을 분산할 때 용액 순환방법으로 균질성을 확보했다. 또 자동화 연속공정 기술도 개발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 기술은 화장품 외에도 반도체나 페인트, 잉크, 의·제약, 음료 및 약물전달물질(DDS) 등 나노입자 분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
이 연구결과는 올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독일, 중국 4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추민철 책임연구원은 “지난 4월 화장품 성분인 세티올(Cetiol) 오일과 천연 올리브 오일을 계면활성제 없이 각각 증류수와 섞어놨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나노에멀전 형태로 안정되게 분산돼 있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