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한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국경영인연합회는 금융·증권업계 종사자와 교수 등 경제 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7%가 내년 경제 상황의 키워드로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를 꼽았다고 25일 밝혔다.
만성적인 수요 부족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는 구조적 침체 현상이 우려된다는 진단이 나온 셈이다.
이어 저성장·저금리·저소비가 일상화될 것이라는 뜻의 ‘뉴 노멀(new normal)’이 두 번째로 많은 답변(28.9%)을 얻었다.
한국 경제의 향후 5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 10명 중 6명(60.5%)이 경기가 저점에서 오래 머물다 서서히 회복하는 ‘U자형’ 성장 곡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바닥을 못 벗어나는 ‘L자형’으로 갈 것이라는 응답도 26.3%에 달했다 ‘V자형’이나 ‘J자형’ 등 탄력적인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 가장 큰 중장기적 위협이 되는 요인은 중국의 변화와 제조업·수출 등의 부진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42.1%는 ‘중국 정부의 내수 중심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 가장 큰 대외 위협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대내 변수로는 성장을 주도한 제조업·대기업·수출의 쇠퇴(47.4%)와 수요 부족·내수 위축 장기화(39.5%)에 응답이 많았다.
내년 소비자 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전년 대비 2.5∼3.5% 상승)의 하한선인 2% 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63.2%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39.5%)고 지적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은 성장 엔진인 기업·제조업에 대한 집중 지원(28.9%)을 가장 많이 택했다.
한은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가계부채 해소를 통한 금융안정 도모’(36.8%)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전경련 김용옥 경제정책 팀장은 “경기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투자·소비 활성화를 위한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