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폰 모델 수를 25~30%가량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 비용을 낮춰 제품 가격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내년 중저가 모델 경쟁력 강화 의지도 재차 천명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웨스틴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기업설명회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 201’에서 “올해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스마트폰 모델 수를 4분의 1에서 3분의 1가량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모델 개발에 들어가는 연구개발비와 마케팅·유통비를 줄여 제품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다.
이 전무는 “생산제품 축소가 가격을 낮추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샤오미 등 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 공세 속에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위기론이 대두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달 말 ‘갤럭시 A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중저가폰 경쟁력 강화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가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중국 업체들과 가격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가형 제품은 가격이 중요한 데 당장은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대응 노력을 하고 있고 선진시장에서는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밀어낸 샤오미에 대해선 ‘미스터리하다’고 표현했다. 이 전무는 “샤오미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미스터리하다”며 “인터넷 판매 이상의 것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온라인 중심 샤오미 판매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